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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칼럼

삶이 무너지면 종북좌파가 된다 이 땅에서 종북주의자 되기는 식은 죽 먹기다. 의 최효종식으로 말하면 “종북주의자가 되는 건 아주 쉬워요”다. 우선 삶이 무너지면 종북좌파가 된다. 무슨 얘긴가. 이건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취재 체험을 쓴 책 에 나오는 내용이다. “권리금도 없고, 단골도 사라지고, 가게 차리면서 얻은 빚도 갚을 수 없어지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삶이 무너진다. 머리띠를 묶게 된다. 깡패들이 몰려온다. 그런데 경찰은 깡패 편이다. 언론에서는 법을 무시하는 데모꾼이라고 비난한다. 조금 지나면 ‘좌파’ ‘종북세력’ ‘빨갱이’라고 매도한다. 이들은 좌파가 무언지 종북이 무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랬다. 정부와 수구언론은 용산참사와 제주 강정마을 투쟁을 이념문제로 몰아 종북 색칠을 했다. 4대강 사업 반대에서도 한진중.. 더보기
진보도 껍데기는 가라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내가 진보 편에 서 있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만약 착취, 부패, 억압, 불의가 없는 세상이라면 내겐 낭만적 보수성향이 맞았을 거다. 지킬 것이 많은 사회라면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 됐을 거다. 현재에 만족 못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속력으로 후진하는 나라에서 진보에 회의도 들지만 진보를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이 현재가 너무나 엉망이어서 미래에서 희망을 찾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지금도 진보 편이다. 그 필연적 결과로 요즘 문자로 멘털 붕괴, 멘붕 상태를 겪고 있다.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상당수가 비슷한 증세이리라. 왜 아니겠는가. 진보에게 이토록 호된 배신감을 느낀 것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노무현 대.. 더보기
어른들이 답해야 한다 지난 일요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 청소년 20여명이 모여 성명서를 낭독했다. “얼마나 더 죽어야 중단하시겠습니까!”로 시작되는 성명이었다. 성명은 지난주 중학생 2명과 카이스트 학생이 목숨을 끊었지만 사회는 피지도 못하고 떨어져버린 친구들의 죽음에 관심도 없고 눈물 흘리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 시간에도 학생들은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도록 공부하라고 강요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성명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입시경쟁교육’이 이번 죽음의 본질임을 인정하고 죽음의 입시경쟁교육을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또 보여주기 위한 대책이 아닌, 본질적인 대책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바람이 불어 아이들이 든 국화와 손팻말을 타고 빗물이 흘러내렸다. 희망의 우리학교만들기 모임에 속한 아이들은 이튿.. 더보기
이명박과 박근혜의 정치적 DNA 가령 새누리당이 다음주 총선에서 승리하고 내쳐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다면 새누리당 정권은 연속성을 갖게 된다. 즉 대망의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리 되면 “좌파 재집권 야욕을 막고…” 등 벅찬 수사도 동원될 터이다. 한데 새누리당의 정권 연속성·재창출론엔 묘한 구석이 있다. 자꾸 과거와의 단절, 차별을 얘기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월 라디오 연설에서 “저와 새누리당은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친박 쪽 핵심 관계자는 이를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리더십, 돈봉투 등 구태, 거수기 정치, 공천 학살, 약속을 뒤집는 관행 등과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말한 과거와의 단절은 이명박과의 단절로 보.. 더보기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는 전 정권 책임? 엊그제 제주도 서귀포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는 구럼비 해안 너럭바위에 대한 발파작업이 재개됐다. 인근 화약 보관창고 앞에선 평화활동가들이 화약 운반을 막으려다 1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발파작업의 전격 재개로 해군기지 사업은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제주일보는 보도했다. 속도전이란 말은 이 정권에서 진부한 일상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되돌릴 수 없도록 하겠다며 밤낮없이 속도전을 벌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데 이어 제주 해군기지도 속도전이다. 이 정권은 이 2개 속도전을 노무현 정권 책임론과 연결짓고 있다. 전 정권에서 시작한 일이란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 두 국가적 아젠다에 민주통합당이 반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말바꾸기라고 공격하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