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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칼럼

곽노현에 대한 개인적이고 논리적인 변명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건넨 사건’(곽노현 사건)이 터진 지 시간이 꽤 흘렀다. 그가 돈 준 사실을 밝힌 것이 지난해 8월28일이니까 만 다섯달이 지났다. 지난 19일 열린 1심 판결에서 곽 교육감은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나 직무에 복귀했다. 보수단체들은 그가 첫 공식 출근한 30일부터 사퇴를 요구하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재판이 2·3심을 남겨둔 데다, 곽 교육감이 복귀하자마자 서울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해 논란이 가열되는 등 ‘곽노현 사건’은 진행형이다. 먼저 밝힐 것이 있다. 첫째, 나를 억누르고 있는 무언가 불편함, 답답함을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이 칼럼을 쓴다. 둘째, 사설이 그 신문의 입장과 논조를 분명히 하는 공식적 문건이라면.. 더보기
그런 보수정당 볼 수 없나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다. 그런데 ‘봉숭아학당’에서 그걸 하겠다고 한다. 이런저런 곤경에 처한 한나라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그 기적을 이루겠다는 몇 갈래의 움직임이 한나라당에 있다. 첫번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뼛속까지 쇄신론’이다. 그는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기 직전 쇄신파들을 만나 “당의 인적 쇄신, 정책 쇄신은 물론 당명을 바꾸는 것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뼛속까지 쇄신론은 모호하다. 재창당은 안된다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란 도대체 뭔가. 젊은 의원들의 궁금증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말 “지금 무엇보.. 더보기
비논리 나라 대한민국은 비논리적인 나라다.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해 보려 한다. 편의상 조선일보가 15일자로 쓴 ‘해경 살해 앞에 고개 처박고 벙어리된 한국 좌파의 국적’이란 사설을 예로 시작하자. 이 사설은 중국 불법어로 선원들이 우리 해경을 살해한 사건에 대한 ‘한국 좌파’들의 침묵을 비판하며 다른 두 사건과 비교했다. 하나는 2002년 6월 발생한 여중생 효순·미선양 사망사건이고, 다른 것은 목하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다. 사설에 따르면 여중생 사망사건이 터지자 좌파들은 미군의 부주의에 의한 교통사고를 고의적 살인사건으로 몰아가는 기민성을 발휘했다. 또 좌파들은 한·미 FTA에 담긴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한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며 지금도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설은 이렇게 난.. 더보기
사는 게 조금 외롭고 쓸쓸해서 송경동 시인이 구속되었다. 솔직히 필자는 송 시인을, 그의 시세계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탓이었을까, 처음 그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무덤덤했다. 어쩌면 그건 과거의 학습효과 덕분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시인 작가들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가. 군사정권 시절 시인 작가는 연행되고 구속되고 해직되고 단식투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필화사건, 폐간도 친숙한 언어였다. 한순간 옛 기억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미안해진 건 송 시인의 ‘수상소감문’을 접하면서였다. 그는 지난주 부산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신동엽창작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22일 열린 시상식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그의 아내가 대신 수상소감문을 읽었다. “…조금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사람들의 세상이었으면 좋.. 더보기
서울시장 선거와 그 후 10·26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수많은 관전평·분석글들이 나왔지만 필자도 이 선거에 대한 개인적 소회로부터 말문을 열고 싶다. 지금 복기해도 손색없을 만큼 정치적 의미가 큰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 필자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가는 경험을 했다. 한나라당의 비공식 자체 조사에서 나경원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지옥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 색깔론, 네거티브 공세에 안 넘어 갈 리 있나, 이 나라 민초들이. 내년 선거도 날 샜다. 1 대 99의 양극화는 더 고착화하겠구나. 그런 심리상태 때문이었는지 방송3사의 첫 출구조사 발표 1보마저 오독했다. 내 눈엔 분명 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앞선 걸로 읽혔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그 반대였다. 갑자기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었다. 당선된 박 시장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