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주어 생략법 우리말은 자주 주어가 생략된다. 그래서 국어 문장을 영어로 옮기려면 생략된 주어를 찾아내 밝혀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명지대 김정운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자란 교포가 한국말을 하면, 뭔가 어색하다. 모든 문장에 반드시 주어를 쓰기 때문이다. 서양의 모든 언어는 주어가 분명하다. 모든 문장에는 반드시 주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어에는 주어가 대부분 생략된다. 이야기하는 맥락으로 행동의 주체를 추정할 뿐이다. 그래서 오해가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내 갈등도 모두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 주어를 생략한 채 말하는 탁월한 능력이 거의 신기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주어가 국어의 필수적 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며, 비록 겉으로 드러나지 않.. 더보기 [여적] 친 기업 조급증 박세리가 미국 무슨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게 신문에 대서특필된다. 주말을 지내고 출근하면 곳곳에서 골프 무용담이 펼쳐진다. 기자들의 관심이 이렇게 골프에 꽂히면 자연 골프 기사가 늘어난다. ‘마이카 붐’도 기자들의 소득 증가와 비례했을 거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버스나 지하철 요금 따위 대중교통 관련 기사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건 굳이 옳다 그르다 판단할 일은 아닐 수 있다. 기자가 세상의 관심사를 좇고 정직하게 반영하는 직업이란 점에서라면 그렇다. 그렇다면 기자는, 언론은 친기업인가, 아니면 친노동인가. 답은 어느 쪽도 아니다가 맞다. 그저 양측 입장을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면 된다. 한데 그게 쉽지 않다.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으로 명명된 1987년 노사분규 때 언론은 기업 편이었다. 6월항쟁.. 더보기 [여적] 박정희 기념관의 정명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기념·도서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만든 단체는 이름이 좀 길다. ‘박정희기념·도서관 명칭 변경과 공공성 회복을 위한 마포·은평·서대문구 시민회의’다. 이름대로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 기념관을 반대한다. 그것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공공도서관에 걸맞은, 가령 마포·상암도서관 같은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회의는 이날부터 1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의 주장엔 일리가 있다. 박정희기념·도서관은 국고 208억원이 투입되고 서울시 토지를 무상 임차해 건립된 것인 만큼 마땅히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이름에 박정희를 넣음으로써 공공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박.. 더보기 이전 1 ··· 93 94 95 96 97 98 99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