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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공권력 행세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자동차 부품업체인 SJM 등에 투입돼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보도되면서 슬그머니 입길에 오른 기업이 있다. 이라크전쟁 등에서 대활약한 미국 민간군사기업(Privatised Military Company) 블랙워터다. 민간군사기업은 다소 생소하지만 ‘사설 군대’ 또는 ‘전쟁 대행사’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거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면 블랙워터란 귀에 익은 이름을 들으며 이 회사가 떨친 악명을 기억해낼 수도 있다. 이라크전쟁이 한창인 2007년 9월 바그다드 거리를 지나던 미국 국무부 차량 부근에 박격포탄이 떨어지자 블랙워터 소속 경호원들이 무차별 발포해 민간인 17명이 숨졌다. 무장 이라크인의 공격에 대한 대응사격이란 블랙워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워터는 요인.. 더보기
[여적] ‘좌파적’ 올림픽 개막식 지난 주말 열린 런던올림픽 개막식 공연의 파격성이 화제다. 이런 유의 개막식에 관한 기존 틀을 여지없이 깨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산업혁명을 소재로 삼은 점이다. 영국이 18세기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만큼 그 뿌리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라 할 수도 있겠지만, 뜯어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 병폐까지 함께 다룬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노동자들이 비참한 삶에 빠진 상황을 묘사했다.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대형 굴뚝들이 연기를 뿜어낸다. 산업혁명과 도시화가 진행된 당시 런던에선 시커먼 굴뚝 속에서 청소를 마친 소년들이 꺼내달라고 비명을 지르곤 했다. 그러나 그 아래의 노동자들은 시뻘건 쇳물을 쏟아내는 용광로 작업에 지쳐 무심한 표정이다. 공연 2막의 제목을 ‘악마의 맷돌(Dark Sat.. 더보기
[여적] 루비콘강을 건너다 흔히들 ‘루비콘강을 건넜다’란 표현을 쓴다. 가령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MBC 파업사태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이 루비콘강을 건넌 것 같다”고 했다. 김 사장이 야당 인사 21명을 비난하는 신문광고를 낸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얼마 전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긴축 재협상은 건널 수 없는 루비콘강”이란 표현을 썼다. 이렇게 ‘루비콘강을 건너다’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서다란 뜻으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 유래에는 자못 의미심장한 사연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그 절체절명(絶體絶命)적 성격이 그렇다. 기원전 49년 로마의 갈리아주 총독 카이사르는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