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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영상조작 이 정권의 방송·언론 장악을 비판할 때 많이 인용된 인물이 나치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다. 세련된 문화적 안목까지 갖춘 괴벨스는 라디오를 대중선동을 위한 상징조작의 도구로 십분 활용했다. 당시 꽤 비쌌던 라디오를 염가에 보급해 매일 저녁 7시면 히틀러 총통의 동정 등을 전했다. 라디오의 2차 세계대전 뉴스는 전부 거짓이었다. 그 바람에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연합군이 베를린을 함락시킬 때까지 전쟁에서 지고 있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전해지는 히틀러의 기록사진들도 거의 괴벨스의 치밀한 연출을 거친 것이라 한다. 그는 히틀러가 어린이들과 사진을 많이 찍게 해 자애로운 지도자로 부각시켰다. 이렇게 해서 괴벨스는 현대 홍보, 선전, PR분야의 선구자적 존재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대중선동의 귀재도 이른바 ‘영상조작’.. 더보기
좋아하기, 이해하기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의 제목으로 쓰인 질문은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네 살 연상의 여주인공 폴에게 첫눈에 반한 20대 청년 시몽이 콘서트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며 던진 질문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참고로 프랑스인들은 색깔로 치면 회색조인 브람스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브람스 연주회에 초대할 때는 이 질문이 필수란 말도 있다고 한다. 작가는 스승인 슈만의 부인이자 열네 살 연상인 피아니스트 클라라를 평생 흠모하며 산 브람스를 염두에 두고 이런 인물 설정을 한 것 같다. 나중 이 소설은 영화 으로 제작되는데 이때 배경음악으로 쓰인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포코 알레그레토)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다. 이 악장은 아름답고 애수 어린 선율이 수묵화 같은 느낌을.. 더보기
[여적] 저격수 저격수 하면 필자에게 떠오르는 것이 ‘저격수의 골목’이다. 1992년 유고연방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내전이 발발하자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한 채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 등을 공격했다. 이때 악명을 떨친 길이 있다. 사라예보 공업지대와 구시가 문화유적지를 잇는 이 길은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용(龍)의 거리’란 본명보다는 ‘스나이퍼 앨리’로 불렸다. 문자 그대로 ‘저격수의 골목’이다. 보스니아어로도 ‘스나이페르스카 알레야’로 같은 뜻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생됐다. 세르비아계 저격수들은 인근 고층 빌딩이나 산악지대에 숨어 지나가는 시민들을 조준 사격했다. 3년여 내전 동안 이곳에서 자행된 저격으로 1030명이 다쳤고, 225명이 숨졌으며 이 중 60명이 어린이란 통계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