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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타이밍 엊그제 비가 오는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나는 작은 공분(公憤)을 느꼈다. 정류장 지붕 몇 군데가 새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벌써 여러 달째 이 모양이다. 엄연한 공공시설을 날림 공사 해놓고 방치하고 있다니…. 은근히 울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내 분노는 그것으로 끝이다. 나는 김수영의 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의 화자처럼 ‘(야경비) 20원을 받으러 세번째 네번째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이다. 지난주 4대강 공사가 부실투성이란 감사원의 발표가 있었다. 4년간 22조2000억원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실이라는 것이다. 보의 내구성, 수문의 안전성 등 주요 시설물부터 수질관리 기준, 수질 예측, 수질관리 방법 등 수질관리 분야, 준설.. 더보기
[여적] 미래부 조지 오웰이 1949년 쓴 소설 의 무대 오세아니아엔 정부부처가 네 개 있다. 역설적이게도 내건 이름과 하는 일이 백팔십도 다르다. 전쟁을 관장하는 부는 평화부(Ministry of Peace)이고, 사상범죄 처벌 등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부는 애정부(Ministry of Love)다. 경제문제를 책임지는 부엔 풍요부(Ministry of Plenty)란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론 매일 배급량 감소만 발표한다. 보도·연예·교육·예술을 관장한다는 진리부(Ministry of Truth)는 주요 업무가 모든 정보를 통제, 조작하는 일이다. 주인공 윈스턴이 근무하는 진리부의 거대한 벽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란 당의 슬로건이 붙어 있다. 이 구호는 ‘빅 브러더’의 얼굴과 함께 25센트짜리 동.. 더보기
[여적] 노익장 청렴하면서 가난하다는 뜻의 청빈(淸貧)은 좋은 말이지만, 그게 강요에 의한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강요된 청빈은 비참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을 강요당한 청빈은 자발적으로 선택한 청빈과 뜻이 천양지차다. 그럴 땐 청빈이란 헷갈리는 말보다는 가난이라고 쓰는 게 더 정확할 거다. 자발적으로 가난을 택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노익장(老益壯)도 참 좋은 말이다. 늙어서 더욱 왕성하다는 뜻인 이 말은 중국의 에서 유래한다. “大丈夫爲者 窮當益堅 老當益壯(대장부위자 궁당익견 노당익장)”이란 말에서 나왔는데 “대장부라는 자는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며 늙을수록 건장해야 한다”란 의미다. 후한 광무제 때 명장 마원은 만족의 반란이 터지자 왕에게 토벌 책임을 맡겨 달라고 간청한다. 왕이 그가 늙었다는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