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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참람죄 ‘참람(僭濫)하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론 ‘분수에 넘쳐 너무 지나치다’는 뜻이지만 기독교에서는 사뭇 다른 뜻으로 쓰인다. 바로 신을 욕되게 하는 것, 즉 신성모독과 같은 의미다.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된 것도 하나님을 욕되게 한 죄, 곧 참람죄를 저질러서이다. “대제사장이 가로되 네가 찬송 받을 자의 아들 그리스도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 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그 참람한 말을 너희가 들었도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뇨 하니 저희가 다 예수를 사형에 해당한 자로 정죄하고….”(마가복음 14장) 유대인들은 신을 모독하지 말라는 계율을 엄격히 지켰다. 구약 레위기에 따르면 신성모독의 징벌은 돌로 쳐 죽이는 것이었다. 예수 당시의 군중들로서 하나님과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참람죄로 .. 더보기
역사인식보다 민주주의의 문제다 박근혜 후보의 역사인식을 갖고 말이 많은데, 초점을 잘못 짚은 듯하다. 구체성이 부족하다. 대선 후보로서 그의 문제점은 역사인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그걸 역사인식이라는 추상적이고 고상한 문제로 분식하는 건 잘못이다. 민주주의는 이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문제다. 그런데 박 후보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신념은 매우 흐릿해 보인다. 그 증거는 널려 있다. 과거사, 특히 아버지 박정희의 18년 집권 시대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살펴보면 그렇다. 성경을 보면 저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하고 통곡했지만, 박 후보는 결코 아버지를 부인·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 10월유신은 “역사의 판단에 맡길 문제”가 된다. 이런 생각은 놀.. 더보기
[여적] 슬픈 1위 언제부터인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가 눈에 띄면 걱정부터 앞선다. 이번엔 또 뭐가 1위에 올랐나. 좋은 1위 말고 나쁜 1위 말이다. 이건 꼭 비관적이거나 패배주의적인 사고 탓이 아니다. 한국은 자살률부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8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31.2명, 하루 평균 42.6명이다. 더 나쁜 건 OECD 국가들의 평균 자살률은 줄고 있는데, 우리는 급증세란 점이다. 어제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언론은 다시 이런 숫자들을 나열했다. ‘슬픈 1위’는 이것 말고도 많다.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5%로 역시 OECD 1위다. 노인 자살률은 10만명당 72명이나 된다. 이 밖에 별의별 분야에서 한국은 OECD 1위에 올라 있다. 성인 1인당 음주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