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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차선 또는 차악 공약들이 쏟아져나오는 시절이다. 공약대로만 되면 세상은 천국이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문자 그대로 공약(空約)이 돼 버린다. 5년 전 경제를 살리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호기있게 내놓았던 저 ‘대한민국 747 공약’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던가. 이럴 땐 가수 김상희의 옛날 노래 ‘뜨거워서 싫어요’ 가사가 참고가 된다. “누구나 사랑을 속삭일 때는/ 귀를 막고 그 사람의 눈만 보세요/ 이런 말 저런 말 어쩌구 저쩌구/ 뜨거운 말일수록 믿지 마세요/ …/ 사랑이란 그런 것 뜨거워서 싫어요.” 이 노랫말은 연애에 눈멀어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지만 정치판에서 써먹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후보들이 당선되려고 늘어놓는 이런 약속 저런 다짐들을 다 믿어선 안된다. ‘귀를 막고 눈만 보세요’란 .. 더보기
[여적] 영화보다 아픈 현실 은 형제애를 그린 괜찮은 영화다. 주인공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과 이기적인 동생이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든 관계지만 부친이 남긴 유산 문제로 오랜만에 만나 함께 여행을 하며 마음을 열어간다. 동생 찰리는 형 레이먼이 어렸을 적 자기 기억 속의 ‘레인 맨’임을 알게 되고 뜨거운 형제애를 깨닫는다. 찰리는 진정으로 형의 보호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결국 아쉬움 속에 형을 병원으로 돌려보낸다. 때론 현실이 이런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슬프다. 다름 아닌 현실과 허구의 차이 탓이다. 허구가 아무리 촘촘하게 스토리를 직조한들 생생하게 다가오는 현실을 능가할 수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왕왕 영화보다 훨씬 감동적이고 훨씬 잔인하다. 영화 (1988) 포스터. 자폐증 형(왼쪽, 더스틴 호프만)과 이.. 더보기
철탑 농성이 남의 일이 아닌 까닭 이봉조가 작곡하고 현미가 부른 옛날 노래 ‘몽땅 내사랑’(1967년)의 가사가 재미있다. “길을 가다가 사장님 하고 살짝 불렀더니/ 열에 열 사람 모두가 돌아보네요/ 사원 한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데/ 왜 이렇게 사장님은 흔한지 몰라요/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몽땅 사장님….” 당시 사회 경제가 얼마나 ‘사장님 양산 체제’였길래 이런 노래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거니와, 이 가사를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몽땅 비정규직”으로. 우리는 그만큼 비정규직 많은 나라에 살고 있다. 심지어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하는 사회복지사도, 고용노동부 고용안정센터의 직업상담원도 태반이 비정규직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 2명도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회사에 불법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