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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고공농성의 진실 노동자들이 철탑 위로 자꾸 올라가고 있다. 왜들 올라가나. 영국의 산악인 조지 말로리는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는 명언을 남겼다지만 노동자들의 철탑행은 무슨 깊은 철학에 이끌려서가 아니다. 심오한 까닭이 있을 수 없다. 주목받고 싶어서다. 지상에서는 아무리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니 올라가는 거다. 지난 20일 평택공장 앞 송전탑에 오른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보면 안다. 이들은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이 전날 병원으로 실려가자 철탑농성을 결정했다. 그는 41일째 단식 중 쓰러졌다. 길거리에 나와 목숨을 건 단식을 해도 정치권이 해고자 복직 문제를 외면하니 남은 선택은 철탑농성밖에 없었다. 세상은 그 절박성과 불가피성을 이해해야 한다. 38일째 철탑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 더보기
25년만에 다가온 ‘민주화 시즌 2’ 경제민주화가 정말 시대정신이며 화두인가 보다. 대선을 앞두고 세 후보가 모두 강조하는 게 경제민주화다.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 등 ‘앙꼬가 빠진’ 박근혜 후보의 공약도 어김없이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포장된다. 대세는 대세인 것 같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다 경제민주화라니 뭐가 진짜 경제민주화인지 혼란스럽다. 그렇다면 경제란 수식어를 뺀 ‘원조 민주화’의 시절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민주화를 거쳐 이 지점까지 왔나. 필자에게도 아련한 민주화의 추억이 있다. 최루가스의 날카로운 고통이 뒤섞인. 사정은 이렇다. 25년 전 6월항쟁 취재 중 최루탄 파편에 맞아 다쳤다. 경향신문 1987년 6월27일자 7면(사회면)에 이런 1단 기사가 실렸다. “26일 하오 8시30분쯤 서울역전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더보기
[여적] 녹색분칠 얼마 전 태국을 방문해 홍수조절 시설을 둘러본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도 올해 태풍이 3번이나 왔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안 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물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해 50년 만의 물난리를 겪고 대규모 강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11월 필리핀에 가서도 비슷한 말로 4대강 사업 자랑을 했다. “세계 많은 정상들이 나를 ‘그린 그로우스 프레지던트(녹색성장 대통령)’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문제가 있는 말이다. 첫째, 4대강 사업 덕분에 홍수 피해가 사라진 게 아니다. 가령 지난 9월 경북 고령군의 낙동강 지천인 회천 제방이 터져 넓은 딸기밭이 망가졌고 민가들이 물난리를 겪었다. 주민들은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몰랐던, 처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