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기, 이해하기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의 제목으로 쓰인 질문은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네 살 연상의 여주인공 폴에게 첫눈에 반한 20대 청년 시몽이 콘서트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며 던진 질문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다. 참고로 프랑스인들은 색깔로 치면 회색조인 브람스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브람스 연주회에 초대할 때는 이 질문이 필수란 말도 있다고 한다. 작가는 스승인 슈만의 부인이자 열네 살 연상인 피아니스트 클라라를 평생 흠모하며 산 브람스를 염두에 두고 이런 인물 설정을 한 것 같다. 나중 이 소설은 영화 으로 제작되는데 이때 배경음악으로 쓰인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포코 알레그레토)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다. 이 악장은 아름답고 애수 어린 선율이 수묵화 같은 느낌을.. 더보기 [여적] 저격수 저격수 하면 필자에게 떠오르는 것이 ‘저격수의 골목’이다. 1992년 유고연방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내전이 발발하자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한 채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 등을 공격했다. 이때 악명을 떨친 길이 있다. 사라예보 공업지대와 구시가 문화유적지를 잇는 이 길은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용(龍)의 거리’란 본명보다는 ‘스나이퍼 앨리’로 불렸다. 문자 그대로 ‘저격수의 골목’이다. 보스니아어로도 ‘스나이페르스카 알레야’로 같은 뜻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생됐다. 세르비아계 저격수들은 인근 고층 빌딩이나 산악지대에 숨어 지나가는 시민들을 조준 사격했다. 3년여 내전 동안 이곳에서 자행된 저격으로 1030명이 다쳤고, 225명이 숨졌으며 이 중 60명이 어린이란 통계도 .. 더보기 [여적] 추운 나라에서 온 여성 의원 엘레나 푸쉬카료바(63)는 러시아 툰드라 지대인 야말 네네츠 자치구 출신 두마(하원) 의원이다. 이 추운 지방에서 온 여성 정치인을 엊그제 만났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러시아 북쪽 토착민들 삶과 법률적 문제’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왔다. 이 지역 소수민족 네네츠인인 푸쉬카료바 의원은 네네츠 구비문학·민속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인구 4만1000명인 네네츠 사람들은 이태 전 SBS의 특집 다큐멘터리 에서 ‘마지막 순록 유목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자연 툰드라의 혹독한 기후가 주요 화제가 됐다. 러시아란 나라가 원래 추운 곳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그가 태어나고 자란 네네츠 자치구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제 행정수도 살레하르트의 최저 기온은 영하 27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1.. 더보기 이전 1 ··· 80 81 82 83 84 85 86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