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저녁이 없는 삶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 키워드로 내놓은 ‘저녁이 있는 삶’이 상당한 반향을 얻고 있나 보다. 반응을 보면 “그저 그런 이미지의 정치인이었는데 ‘저녁이 있는 삶’은 애잔하다 못해 적어도 그가 어떤 정치인인지 구글링하게 만들었다” “백수에겐 감흥이 어떨지 몰라도 휴가도 못 가고 매일 야근하다 지친 어떤 사람들에겐 아련한 꿈처럼 유혹이 된다” 등이 있다. “진보정당을 ‘멘붕’시킨 저녁 있는 삶”처럼 특이한 것도 있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엄숙·도덕주의로 범벅이 되곤 했던 정치구호가 비로소 인간의 숨결을 찾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이것이 우리가 몹시 일그러진 삶을 살고 있음의 방증이란 생각이 고개를 든다. ‘저녁이 있는 삶’이 단박에 와닿은 이유는 그만큼 고달프게.. 더보기 티나와 결별하기 목하 진행 중인 유럽 재정위기, 유로 위기 와중에 앙겔라가 떴다. 메르켈 독일 총리 말이다. 7일자 이코노미스트는 심각한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는데, 첫 기사의 제목이 ‘엔진을 켜, 앙겔라’였다. 유럽과 세계 경제의 운명이 상당 부분 강하고 건실한 독일 경제를 이끄는 앙겔라란 여인에게 달려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나는 앙겔라 말고 다른 여성 이름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티나다. 필자는 옛날 모스크바 특파원 때 만난 러시아 여성들의 이름을 기억한다. 마리나, 올가. 타냐, 레나, 마샤…. 한데 비슷해 보이지만 러시아에 티나란 이름은 없다. 그렇다면 무슨 이름인가. 티나는 아리따운 여인의 이름이 아니다. 게다가 폭압적이다. 그것은 ‘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 더보기 [여적] 앙숙관계 “프랑스 기업들이 세금을 피해 영국으로 온다면 레드카펫을 깔고 환영하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던진 이 한마디 농담이 프랑스와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뻔했다고 한다. 며칠 전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간 캐머런은 기업인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고 “이 세금은 영국 의료 서비스와 공교육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세율은 전혀 경쟁력이 없다”고도 했다. 상식적으로 남의 나라 세금문제에 대해 이런 평가를 한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 영국 총리실은 나중에 “영국식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듣는 프랑스로선 여간 기분 나쁜 게 아니다. 가뜩이나 사회당 정부의 증세 정책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거센 판에 이웃 나라 총리가 던진 이 말은 독설 이상의 원색적 비난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 더보기 이전 1 ··· 92 93 94 95 96 97 98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