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팝아티스트가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백설공주로 묘사한 포스터 여러 장을 지난주 부산 번화가 버스정류장 등에 붙였다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고 한다. 포스터엔 박 의원이 백설공주 차림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사과를 들고 있다. 첫눈에 동화 백설공주의 패러디로, 박 의원이 든 것이 독사과임이 짐작된다. 대충 스토리라인이 그려진다. 경찰은 이게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며 조사하겠다고 한다. 미상불 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려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벌금형이 떨어지는 상상력 빈곤의 시대에 경찰이 ‘박근혜 독사과’를 심한 불경죄로 간주했음 직도 하다.
28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 앞 등 버스정류장에 붙여진 '박근혜 신데렐라' 포스터. 그러나 박근혜에게는 아버지 박정희라는 논쟁적 유산말고도 대권행을 가로막을 독사과적 존재로 지목되는 사람들이 또 있다. 김재철 MBC 사장(아래 왼쪽)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그들이다.
그러나 필자는 박 의원에게 다른 중요한 독사과를 귀띔하고자 한다. 그게 그의 대권 가도에 결정적인 독사과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하나는 노조 파업 150일이 넘도록 노동자들을 마구 자르고 징계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이다. 얼마 전에도 “노조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압력에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4년까지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다른 하나는 방송파업에 대해 극도의 편향된 시각을 못 버리고 있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방송파업에 관한 한 밑도 끝도 없이 과격하고 강경하다. 거두절미, 이 파업이 불법이며 정치파업이란다. 심지어 “언론사 노사분규도 개인회사와 똑같아서 노사자율로 해결해야지 외부세력이 끼어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MBC 아나운서 출신 성경환 교통방송 대표 같은 이는 “그럼 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법을 국회에서 입법하고 방문진 이사 구성을 방통위에서 하느냐”고 묻지만 막무가내다.
이 막무가내, 편향된 인식이 무섭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적이지만 동시에 박근혜에게도 적이다. 공영방송 한두 개쯤 망가져도 권력만 쥐면 된다는 착각이 무섭다. 무릇 참모나 지지자라면 ‘주군’이 단단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둘은 그 점에서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필자는 “이런 사람들이 옆에 있는 한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댓글에 공감한다. 물론 독사과가 될지 안될지는 최종적으로 먹어봐야 판명나는 것이겠지만, 여론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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