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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예측불허’는 없을까 별명이 ‘이리가리’인 선배가 있었다. 생각이 종잡을 수 없이 왔다갔다 한다고 해서 후배들이 붙인 거였는데, 흉보다는 애칭 성격이 강했다. 이리가리는 ‘이레귤러(불규칙적)’의 일본식 발음이다. 옛날엔 TV 야구 중계에서 타구가 야수 앞에서 불규칙적으로 튀어오르면 ‘이리가리 바운드가 났네요’란 웃지 못할 해설이 나오곤 했다. 그가 그런 별명을 얻은 것은 가령 평소엔 극우적 태도이다가 갑자기 급진으로 돌변하는 식의 예측불허 성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장삼이사들이 ‘이리가리’인 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이런다면 문제가 크다. 대표적인 인물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떠오른다. 참 극단적인 예측불허의 정치인, 대통령이었다. 1991년 보수파 쿠데타 때 의사당을 봉쇄한 탱크 위에 올라가 연설한 .. 더보기
[여적] 집권당의 견강부회 가끔 정치인의 발언이 어디선가 이미 들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시감(旣視感)이다. 엊그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빈발하는 ‘묻지마 살인’을 두고 한 말이 그렇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만만 키우는 민주당 구태정치는 우리 사회에서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하는 분위기를 계속 강화시키고 있다”며 “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의 저질행태, 심지어 학교폭력이나 묻지마 살인 행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게 2010년 3월16일 당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 말과 매우 비슷하다. “10년간의 좌파정권 기간 동안에 편향된 교육이 이뤄졌다. 잘못된 교육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하는 많은 세력들이 생겨나고 있고, 극악무도한 흉악범죄들, 아동 성폭력 범죄들.. 더보기
[여적] 아메리카노, 커피 심부름 논쟁 통합진보당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름하여 ‘아메리카노 논쟁’이다. ‘커피 심부름 논쟁’이라고도 한다. 발단은 지난주 백승우 통진당 전 사무부총장이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대표단 회의 중에도 커피 심부름을 통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는 것을 비판한 것이었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어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노동자·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도 했다. 백씨는 이날 “유 전 대표가 ‘통진당이 국민에게 해로운 당이 되었다’는 등 파괴적 언동을 했다”고 비판했고,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아메리카노 심부름 건이었다. 이게 아무래도 의식 과잉이며 논리 비약이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진보, 보수를 떠나 그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