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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녹색 지우기 박근혜 정부에서 녹색이 자취를 감췄다. 엊그제 환경부는 3개 국과 과의 이름에서 녹색을 뺐다고 한다. 녹색환경정책관은 환경정책관으로, 녹색기술경제과는 환경기술경제과로, 녹색협력과는 환경협력과로 바뀌었다. 녹색 자리에 환경이 들어간 건데, 이는 이명박 정부 이전 이름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곳도 녹색이 탈색됐다. 지식경제부 녹색성장기후변화정책과는 업무를 다른 2개 과에 이관하고 없어졌다. 이렇게 이름을 바꾼 건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정명(正名)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녹색을 부르짖었다. 2008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해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꾼 초대형 토목공사도 강 살리기와 녹색성장이란 명분으로 분식됐다.. 더보기
인간존중을 위한 ‘보도지침’ 팔레스타인 시인 마무드 다르위시(1941~2008)에게 희망은 불치병이었다. 2002년 3월 이스라엘의 공격이 벌어지는 팔레스타인에 파견된 국제작가회의(IPW) 대표단 앞에서 그는 감동적 환영사를 한다. “우리에겐 희망이라는 치유할 수 없는 병이 있습니다. 해방과 독립에의 희망 말입니다.” 그는 희망들을 열거했다. 자식들이 안전하게 등교하는 희망, 임산부가 군 검문소 앞에서 죽은 아기를 낳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산 아이를 낳는 희망, 시인들이 피가 아니라 장미에서 빨간색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날에 대한 희망…. 시인이 희망을 불치병으로 은유한 사연을 소개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절망이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기 위함이다. 그 병이 깊어 소중한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 더보기
[여적] 세습 또는 찝찝함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부인 김지선씨(58)가 그제 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출마는 지난해 총선에서 타계한 남편의 지역구(도봉갑)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인재근 의원(59)의 경우와 통하는 데가 있다. 삶의 궤적도 그렇다. 인 의원은 이화여대를 나와 인천 부평 봉제공장에 위장취업해 있던 중 긴급조치 위반으로 수배중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애틋한 러브스토리도 전해진다. 인천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김씨는 대성목재, 대우전자, 서진악기 등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을 하다 이 지역에서 노동운동 중인 남편과 만났다. 하지만 선거에선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게 있다. 인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당선됐다. 반면 김씨는 4·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