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어려운 ‘창조경제론’ “영어가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요즘 ‘창조경제’란 것의 처지가 꼭 그 짝이다.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의 첫번째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140개 국정과제의 첫번째도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이다. 그렇다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그 실체가 뭔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국민들이나 시비를 일삼는 야당에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주말 새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도 창조경제가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창조경제가 뭔지를 다시 캐물었으나 청와대 수석들의 답변은 요령부득이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으로…”라고 추상적 설명을 하려다 제지당했다. 신설된 미래전략수석실의 최순홍 수석이 추가 브리핑을 했지만 역시 명쾌한 답변.. 더보기 [여적] 받아쓰기 언어를 배우는 데 받아쓰기는 중요한 과정이다. 남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맞춤법을 정확히 지켜 옮겨적는 과정을 통해 문법과 어휘, 표현력 등을 익힌다. 집중력도 늘어난다. 그래서 초등학교 국어 교육엔 받아쓰기 수업이 있다. 매주 한두 차례 받아쓰기 시험도 본다. 영어공부도 딕테이션(dictation), 곧 받아쓰기는 필수적이다. 러시아어 교육에서도 이 나라말로 같은 뜻인 ‘직토프카’가 중시되는 건 물론이다. 청와대나 정부 부처의 여러 회의 장면을 보면서 가끔씩 고개를 드는 의문이 있다. 무엇을 열심히들 메모하는 모습 때문이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정책 점검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일제히 뭔가 적고 있는 사진이 경향신문에 크게 실렸다. 저 진지한 얼굴로 적고 있는 게 뭘까.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는.. 더보기 [여적] 녹색 지우기 박근혜 정부에서 녹색이 자취를 감췄다. 엊그제 환경부는 3개 국과 과의 이름에서 녹색을 뺐다고 한다. 녹색환경정책관은 환경정책관으로, 녹색기술경제과는 환경기술경제과로, 녹색협력과는 환경협력과로 바뀌었다. 녹색 자리에 환경이 들어간 건데, 이는 이명박 정부 이전 이름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곳도 녹색이 탈색됐다. 지식경제부 녹색성장기후변화정책과는 업무를 다른 2개 과에 이관하고 없어졌다. 이렇게 이름을 바꾼 건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정명(正名)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녹색을 부르짖었다. 2008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해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꾼 초대형 토목공사도 강 살리기와 녹색성장이란 명분으로 분식됐다.. 더보기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