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는 복지국가? 지난 2일 서울에 사는 ㅊ씨(49·여)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편(51)과 두 아들을 남겨둔 채였다. 형제는 각각 두 살 무렵부터 뮤코다당증이란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 병은 몸에 쌓이는 이물질 분해 효소가 부족해 신체 기관들이 성장을 멈추고 기능을 잃게 만든다. 지능도 안 자라 형제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한다. 그저 기저귀를 차고 누워있을 뿐이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으나 경찰은 고인이 중증장애 형제를 돌보느라 너무나 힘들어 하다 자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실은 지난 6일 한겨레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사 제목이 읽는 이의 가슴을 친다. “희귀병 두 아들 손발이 돼 20년, 엄마는 버티다 못해…” 지난 7일 조간신문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주요 뉴스로 .. 더보기 [여적] 반복되는 역사 두 개의 사건이 있다. 2001년 4월1일 남중국해 하이난섬 부근 공해상에서 미국 해군 소속 EP-3 정찰기가 중국 젠-8 전투기와 충돌했다. 중국 전투기는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고, 미국 정찰기는 하이난섬에 비상착륙해 승무원 24명이 중국 당국에 억류됐다. 지난달 19일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공에서 작전 중인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에 대해 중국 난징군구 소속 젠-10 전투기 두 대가 긴급 발진해 집요한 추격전을 벌였다고 아사히신문이 엊그제 보도했다. 이 와중에 일본 전투기까지 긴급 발진하는 등 상당한 긴장이 조성됐다고 한다. 2001년 중국 연안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사고를 일으킨 미국 해군 EP-3 정찰기와 동종기종의 모습 미군 정찰기와 충돌한 후 추락한 중국군 젠-8 .. 더보기 [여적] 용산 '사건' 작년 가을 우리 동부전선에서 터진 깜짝 놀랄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북한 병사가 3중철책을 넘어 최전방 소초 문을 두드려 탈북의사를 밝힌 사건이다. 충격적인 이 사건은 ‘노크 탈북’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으나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경향신문도 10월11일자 1보에선 ‘북한군 병사가 내무반 문 두드릴 때까지도 몰랐다’고만 보도했다. 사건이 ‘노크 탈북’으로 회자된 건 그 며칠 후부터다. 누가 처음 붙인 건지는 모르나 ‘노크 탈북’은 사건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썩 잘 지은 사건명 같다. 군에야 두고두고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남겠지만. 언론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요약·정의하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게 빠르고 생생한 뉴스를 전해야 하는, 사건을 먹고사는 저널리즘의 생리다. 그러다 보니 특정.. 더보기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