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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티나’로 기억될 여인 엊그제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1976년 1월19일 대처 보수당 대표는 켄싱턴 시민회관에서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한다. “러시아는 세계 지배에 혈안이 돼 있으며 역사상 가장 강한 제국주의 국가가 되고 있다. 소련 공산당 정치국원들은 여론의 밀물과 썰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총을 앞세우기 전에 모든 것들을 제시하는 반면, 그들은 버터를 내놓기 전에 총부터 내민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소련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붉은 별)’는 대처를 ‘철의 여인(Iron Lady)’이라고 불렀다. 대처는 이 별명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버터’를 등장시킨 이 연설은 전년도에 보수당 최초 여성대표가 된 대처의 생활밀착형.. 더보기
[여적] 어려운 ‘창조경제론’ “영어가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요즘 ‘창조경제’란 것의 처지가 꼭 그 짝이다.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의 첫번째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140개 국정과제의 첫번째도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이다. 그렇다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그 실체가 뭔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국민들이나 시비를 일삼는 야당에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주말 새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도 창조경제가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창조경제가 뭔지를 다시 캐물었으나 청와대 수석들의 답변은 요령부득이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으로…”라고 추상적 설명을 하려다 제지당했다. 신설된 미래전략수석실의 최순홍 수석이 추가 브리핑을 했지만 역시 명쾌한 답변.. 더보기
[여적] 받아쓰기 언어를 배우는 데 받아쓰기는 중요한 과정이다. 남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맞춤법을 정확히 지켜 옮겨적는 과정을 통해 문법과 어휘, 표현력 등을 익힌다. 집중력도 늘어난다. 그래서 초등학교 국어 교육엔 받아쓰기 수업이 있다. 매주 한두 차례 받아쓰기 시험도 본다. 영어공부도 딕테이션(dictation), 곧 받아쓰기는 필수적이다. 러시아어 교육에서도 이 나라말로 같은 뜻인 ‘직토프카’가 중시되는 건 물론이다. 청와대나 정부 부처의 여러 회의 장면을 보면서 가끔씩 고개를 드는 의문이 있다. 무엇을 열심히들 메모하는 모습 때문이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정책 점검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일제히 뭔가 적고 있는 사진이 경향신문에 크게 실렸다. 저 진지한 얼굴로 적고 있는 게 뭘까.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