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말의 개념 “그 사람 개념이 없다”고 하면 상식을 벗어난 행동, 태도가 거슬린다는 뜻이다. 이런 특수한 용례도 있지만 어떤 사물과 현상의 개념을 올바르게 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개와 고양이의 개념이나, 춥다와 덥다의 개념 같은 게 사람마다 헷갈린다면 세상은 정상적 소통을 포기해야 할 거다. 원시인들의 말에는 ‘추상(抽象)’이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예를 들어 ‘걷다’란 일반적 개념의 동사 대신 ‘어슬렁어슬렁 걷다’ ‘허겁지겁 걷다’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에 따라 다른 동사를 사용했다고 한다. 밤하늘의 달도 최초에는 ‘초승달’ ‘반달’ ‘보름달’처럼 별개의 명사로 불렸다는 설이 있다. 그러다 인간 사유와 추상능력이 발달하면서 추상성을 가진 언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언어의 추상성은 양날의 칼 같은 존재다... 더보기 굿바이 티나 20년 전 필자의 러시아 여행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하자. 모스크바대 연수 중 훌쩍 떠나온 크림반도 심페로폴의 카페에서 귀에 익은 팝송이 흘러 나왔다. 메리 홉킨의 ‘도즈 워 더 데이즈(Those Were The Days)’였는데, 보컬 그룹이 러시아어로 부르고 있었다. 동행한 러시아 친구에게 “팝송을 러시아어로 부르네”라고 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이 곡은 원래 러시아 노래 ‘다로고이 들린노유(머나먼 길)’였다. 메리 홉킨이 1968년 번안해 불러 유명해진 것이다. 원곡도 애절한 사랑의 추억에 관한 것이었지만, 번안한 가사도 썩 훌륭하다. 18세 웨일스 시골뜨기 소녀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든 것은 청아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함께 가슴에 절절하게 와닿는 노랫말일 것이다.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행복한.. 더보기 [여적] ‘티나’로 기억될 여인 엊그제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1976년 1월19일 대처 보수당 대표는 켄싱턴 시민회관에서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한다. “러시아는 세계 지배에 혈안이 돼 있으며 역사상 가장 강한 제국주의 국가가 되고 있다. 소련 공산당 정치국원들은 여론의 밀물과 썰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총을 앞세우기 전에 모든 것들을 제시하는 반면, 그들은 버터를 내놓기 전에 총부터 내민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소련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붉은 별)’는 대처를 ‘철의 여인(Iron Lady)’이라고 불렀다. 대처는 이 별명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버터’를 등장시킨 이 연설은 전년도에 보수당 최초 여성대표가 된 대처의 생활밀착형.. 더보기 이전 1 ··· 72 73 74 75 76 77 78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