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을의 반란사 역사는 반란으로 점철돼 있다. 1198년 고려 무신정권 아래서 만적의 난이 일어났다. 최고실권자 최충헌의 사노 만적은 개성에서 노비들을 모아놓고 말한다.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우리 노비들은 모진 매질 밑에서 일만 하란 법이 있는가.” 그러면서 주인들을 죽이고 노비문서를 불태워버리면 자신들도 왕후장상이 될 수 있다고 선동했다. 이것이 최초의 노비해방운동이랄 수 있는 만적의 난이다. 하지만 거사계획은 동료 노비의 밀고로 들통나 관련자는 모조리 처형되고 만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갑을관계 논란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말들이 여럿 생겨났다. 예컨대 갑의 횡포를 말하는 ‘갑질’, 을의 눈물이나 ‘을사(乙死)조약’ 같은 것이다. 그 가운데 ‘을의 반란’도 있다. 강자와 약자의 관계인 갑을관계에.. 더보기 봄날은 가고, 음악이 위로다 ‘봄날은 간다’는 불후의 명곡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를 들을 때 가장 한국적인 연분홍의 진달래꽃이 저절로 떠오른다. ‘겨울나무’란 동요가 있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로 시작하는 가사가 동요답지 않게 심오하다. 특히 2절이 그렇다.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이 정도면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고 한 가 생각난다. 노래로 말문을 연 건 음악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우리는 때로 위로받고 싶다. ‘삐에로’처럼 웃어야 하는 900만 감정노동자들만 그런 게 아니다. 기자도 광의의 감정노동자다. 싫은 뉴스라도 듣고 챙겨야 한다. 뉴스의 감옥에 갇혀 ‘쇼는 계속돼야 한다’를 강요당하는.. 더보기 [여적] 밀실과 광장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천의봉씨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울산공장 앞 송전탑에 오른 지 4일로 200일째를 맞았다. 지상 25m 높이에서 참 긴 시간을 버텼다. 가을에 올라간 게 칼바람 부는 겨울을 거쳐 봄이 되었으니까. 이런 농성 장기화는 누구도 예상 못했다. 최씨도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생각했으면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최씨는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공간을 ‘2평 남짓한 하늘 위’라고 표현했다. 그 사이 청와대 주인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뀌었다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내려올지 모르는 막막함을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송전탑에 올라간 최병승씨(오른쪽)와 천의봉씨가 고공농성 200일을 .. 더보기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1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