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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핑계 대라고 청문회 하나 일찍이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람)란 학명을 붙인 이래 인간에게는 다양한 이름이 부여됐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유희인)이며 호모 로퀜스(언어인)이다. 동시에 호모 폴리티쿠스(정치인)이자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이며 호모 릴리글로수스(종교인)이다. 휴대전화를 생활화한 호모 모빌리쿠스도 있는데 요즘 스마트폰 광풍을 보면 선견지명이 있는 명명 같다. 덧붙인다면 인간은 핑계의 동물이다. 오래전 우리 조상은 이 인간 속성을 파악했다.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다’거나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이 증거다. 인간은 변명하고 핑계를 대며 산다. 거짓말이 그렇듯 어쩔 수 없이 하는 선의의 핑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핑계의 자기복제적 속성을 경계해야 한다. 핑계는 핑계를 낳는.. 더보기
조상님 음덕(蔭德)만으론 안된다 지난 추석은 가세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더러는 가문에 대한 자부심도 다지고 돌아왔을 터다. 어떠셨는가. 집안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는지. 정치인들은 이른바 추석민심에 민감하지만 대개 아전인수, 자화자찬으로 흐르니 귀담아 들을 게 못 된다. 대표적인 것이 엊그제 청와대가 내놓은 ‘추석민심 종합분석’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50%를 넘어 50.9%로 나왔다고 한다. 8·15 이후 밝힌 공정사회,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등이 높게 평가받은 덕분이라고 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추석민심이 안 좋다는데 내가 만나본 기업인들은 지금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의 인식은 차례상 차리기도 힘든 물가폭탄에 수도권 물폭탄으로 민심.. 더보기
[여적] 한 품고 세상 뜨는 이산가족들 가족은 모여 함께 사는 게 정상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떨어져 산다. 핵가족 제도가 기본인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이나 식구 개념도 몹시 축소되지 않았나 한다. 거개의 어린 세대에게 가족은 부모와 자식의 테두리 정도로 인식되는 것 같다. 게다가 이 2대 정도도 뭉쳐 사는 게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톨스토이가 소설 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고 한 말을 원용하면 현대의 가족들이 흩어져 사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천재지변은 예외로, 생업 때문에 주말에만 재회하는 주말부부, 처와 자식을 외국으로 떠나보낸 기러기아빠는 고전적 사례다. 경제적 양극화와 높은 이혼율, 노인 소외 심화 따위도 가족 해체를 부추긴다. 고시원, 원룸 등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