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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논리와 비논리 문화비평가 진중권이 란 기발한 제목의 책을 낸 게 벌써 10여년 전이다. 알려진 대로 이 책 제목은 극우논객 조갑제의 박정희 전기 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런 만큼 책은 ‘박정희교’로 상징되는 우익들의 박정희 숭배와 한국 사회에 온존한 파시즘적 요소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진중권이 우익들을 비판하기 위해 우익들의 논리를 즐겨 차용한 점이다. 책은 우익들이 쓴 텍스트에서 뽑은 인용으로 가득 차 있다. 진중권은 이를 “제 입으로 한 말을 제 입으로, 자신이 내세우는 논리로 뒤집고 반박하려는” 텍스트 해체 전략과 관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는 이 주제들이 학적 비판의 대상이 되지 못 하기 때문이다. 가령 그는 당시 망명한 지 얼마 안되는 주체사상 이론가 황장엽을 통해 북.. 더보기
걸그룹과 ‘슈퍼스타 K2’ 열기 유감(遺憾) 요즘 두 개의 두드러진 대중문화 ‘현상’이 시선을 잡아끈다. 하나는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국 걸그룹 열풍이다. 당초 필자는 ‘열풍’이란 표현이 필시 우리의 희망이 담긴, 과장된 것이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닌가 보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 8월 말 9시뉴스인 에서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가 이날 도쿄에서 새 앨범 발표회(쇼케이스)를 열었다는 소식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카라와 포미닛 등 한국 걸그룹들의 일본 진출 소식도 전했다. NHK가 연예뉴스를 이렇게 비중있게 다룬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그럴 만한 뉴스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 걸그룹의 일본 내 열풍에 대한 고무적인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궁금한 것은 한국 걸그룹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다. 아시아 아이돌 문화의 종주국은 일본인데 어떻게.. 더보기
[여적] 세상에서 가장 깨끗해야 할 사람 세상이 비리로 가득 차 있어도 이곳만은 청정한 곳으로 남아 있다고 믿는, 믿고 싶은 직업이나 분야가 있게 마련이다. 그게 어디일까.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장 부패한 집단부터 제외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 부동의 1위는 정치인이다. 가장 부패한 집단이자 가장 신뢰가 가지 않는 집단, 가장 법을 지키지 않는 집단으로 꼽힌다. 다른 나라에서도 대체로 비슷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들은 정치인을 언제라도 뇌물을 받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가장 청렴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라는 게 역설이라면 역설이다. 이와 비슷한 존재가 검찰이다. 가장 깨끗해야 할 집단이지만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왕에 권력 눈치 살피는 정치검찰·견찰, 떡값 챙기는 떡찰 소리를 듣더니 ‘스폰서’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