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이 정답 아닌 100가지 이유 2001년 발생한 9·11테러는 ‘묵시록적 사건’으로 묘사되곤 했지만 지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묵시록적 성격이 그보다 더하다고 생각한다. 9·11 며칠 후 나는 한 칼럼에 “사람들이 쌍둥이 빌딩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화염 속에서 악마의 얼굴을 보았다는 입소문은 이 사건의 묵시록적 성격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고 썼다.세기초였지만 세계무역센터의 드라마틱한 붕괴 광경이 던진 충격은 세기말 묵시록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할 만큼 컸다. 테러 후 세계는 2개의 전쟁에 휘말려들었다. 학자들이 9·11 이전과 이후로 시대구분하는 용어를 쓸 만큼 파장은 심대했다. 그러나 10년 후 일본에서 터진 원전 사고는 묵시록적 사건에 대한 통념을 깨는 것이었다. 이런 게 진짜 묵시록적 암시 아닌가…. .. 더보기 [여적] 독사과 만평 숲에서 백설공주가 마녀와 만난 장면이다. 공주는 사과 광주리를 들고 있는 마녀에게 묻는다. “잠깐만요. 일본에서 오셨나요?” 공주는 손에 든 돋보기로 사과를 살피던 중이었다. 다른 손엔 신문을 들고 있는데 ‘일본 방사능’이라는 제목이 보인다. 며칠 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IHT)에 실린 만평이다. 첫눈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산 식품이 방사성물질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을 풍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IHT는 뉴욕타임스가 발행해 전 세계에서 발매되는 유력 영자신문이다. 이 신문이 일본 식품을 독사과에 빗댄 건 일본으로선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너무나 유명한 이 동화 속에서 백설공주는 독사과를 먹고 죽음에 이른다. 비록 세태를 풍자하는 만평이라고는 해도 너무했다고 느꼈을 수 있다. 뉴욕 주재 .. 더보기 [여적]민족, 국민 언제부턴지 ‘국민’이란 말이 남용되고 있다. 국민 여동생, 국민 남동생, 국민 오빠, 국민 가수 등 인기를 끄는 사람이나 유행하는 사물 앞에 걸핏하면 국민을 갖다붙인다. 그야말로 국민이 ‘국민 접두어’가 돼버린 격이라고 할까. 배우, MC, 감독, 마라토너, 요정(妖精), 심지어 약골(弱骨)까지 ‘국민○○’의 용례는 무궁무진하다.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MBC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의 ‘국민투표’ 표현은 좀 심각하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를 묻는 문자투표에 ‘국민투표’란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진행자는 여러 차례 시청자들에게 국민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방송사 측은 “여러분의 위대한 국민투표로 의 주인공이 결정된다”고 선전한다. 이 투표에 굳이 국민이란 수식어를.. 더보기 이전 1 ··· 129 130 131 132 133 134 135 ··· 17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