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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위기 속 동료애 강원룡 목사가 젊은 시절 겪은 체험담이다. 1944년 겨울 그는 독립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일경에 붙잡혀 함경북도 회령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그는 회고록 (2003)에서 그때를 “지옥을 보았고 목숨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생애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두 평 크기에 28명이 수용된 콩나물 시루 감방에서 눕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24시간을 전부 찰떡처럼 붙어앉아 있어야 했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졸다 깨다를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옆사람의 머리를 탁 받게 되는 수가 있었다. 그러면 당장 “자식!” 하는 욕설과 함께 싸움이 붙곤 했다. 그러면 간수가 쫓아와 ‘다이꼬 삔따 100’이란 벌을 내렸다. 마주 보고 상대 따귀를 100대 때리는 벌이었다. 악랄하고 비인간적인 이간질이었다. .. 더보기
[여적] 핑계 대라고 청문회 하나 일찍이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람)란 학명을 붙인 이래 인간에게는 다양한 이름이 부여됐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유희인)이며 호모 로퀜스(언어인)이다. 동시에 호모 폴리티쿠스(정치인)이자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이며 호모 릴리글로수스(종교인)이다. 휴대전화를 생활화한 호모 모빌리쿠스도 있는데 요즘 스마트폰 광풍을 보면 선견지명이 있는 명명 같다. 덧붙인다면 인간은 핑계의 동물이다. 오래전 우리 조상은 이 인간 속성을 파악했다.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다’거나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속담이 증거다. 인간은 변명하고 핑계를 대며 산다. 거짓말이 그렇듯 어쩔 수 없이 하는 선의의 핑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핑계의 자기복제적 속성을 경계해야 한다. 핑계는 핑계를 낳는.. 더보기
조상님 음덕(蔭德)만으론 안된다 지난 추석은 가세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더러는 가문에 대한 자부심도 다지고 돌아왔을 터다. 어떠셨는가. 집안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는지. 정치인들은 이른바 추석민심에 민감하지만 대개 아전인수, 자화자찬으로 흐르니 귀담아 들을 게 못 된다. 대표적인 것이 엊그제 청와대가 내놓은 ‘추석민심 종합분석’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50%를 넘어 50.9%로 나왔다고 한다. 8·15 이후 밝힌 공정사회,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등이 높게 평가받은 덕분이라고 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추석민심이 안 좋다는데 내가 만나본 기업인들은 지금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의 인식은 차례상 차리기도 힘든 물가폭탄에 수도권 물폭탄으로 민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