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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추축국' 독일과 일본의 차이 과거 저지른 잘못에 사죄하는 독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하나 있다. 1970년 12월7일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 선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헌화 중 털썩 무릎을 꿇었다.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브란트는 한동안 차가운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묵념했다. 나치에 희생된 폴란드 유태인에게 올린 진심어린 사죄였다. 훗날 이 돌발 행동에 대한 브란트의 설명도 유명하다. “나는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바르샤바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에 무릎을 꿇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 지난달 29일 도쿄 한 우익단체의 강연장.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바이마르헌법 아래서 나치정권이 탄생했다면서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헌법을 바꾼 독일 나치의 수법을.. 더보기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1974년 5월 오종상씨(당시 34세)는 경기 평택에서 버스 옆자리에 앉은 여고생에게 말 한번 잘못했다가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오씨는 학생에게 “정부가 분식을 장려한다면서 고위층은 국수 몇 가닥에 계란과 고기가 태반인 분식을 한다. 그러니 국민이 시책에 순응하겠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북과 합쳐서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 혐의도 받았다. 여고생은 학교 선생님에게 이 말을 전했고 선생님은 오씨를 신고했다. 그는 남산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일주일 동안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정부를 비판하기 때문에 공산주의’라고 몰렸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불러주는 대로 썼더니 ‘자생적 공산주의’란 칭호를 씌웠다. 죄명은 반공법과 긴급조치 9호 위반이었다. 오씨는 출소 뒤에도 고문 후유증으로 정상적으로 .. 더보기
[여적] 독주 술 좋아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마시는 술에 ‘스피르트’란 게 있다. 알코올 원액, 주정(酒精)으로, 쉽게 말해 100% 알코올이다. 20년 전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있을 때 이걸 처음 마셔봤다. 러시아 친구가 ‘안전하게 마시는’ 요령을 알려줬다. 먼저 숨을 크게 내쉰 뒤 단숨에 들이킨다. 곧바로 찬물을 마신다. 화상 방지용이란다. 그 다음엔 검은 빵, 이크라(철갑상어알) 같은 안주를 먹는다. 이런 극단적 독주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러시아의 대표 술은 보드카다. 러시아에 이런 속담이 있다. “400리는 거리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고, 40도가 못되면 술이 아니다.” 속담에서처럼 러시아인은 독한 술을 즐기는데, 그게 보드카다. 40도면 위스키와 비슷하지만 러시아는 주법이 다르다. 50g 정도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