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비정상과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러 분야에서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개혁을 언급했대서 ‘비정상과 정상’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쁜’ 비정상을 ‘좋은’ 정상으로 바로잡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문득 1982년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상협 총리의 “굽은 데는 펴고 막힌 곳은 뚫겠다”는 취임사가 생각난다. 이 말은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비정상의 정상화’와 통하는 게 있다. 하지만 1년여 재임 동안 그가 뭘 제대로 펴고 뚫었다는 평은 못 들었다. 하긴 서슬퍼런 5공 때 힘없는 학자 총리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 사례는 멋들어진, 또는 결의에 찬 수사와 그 실천은 전혀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필시 그 실행을 위한 조건 때문일 거다. 그 조건이 충족되면 비.. 더보기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이야기 이런 나라가 무슨 소용인가. 며칠 전 TV에서 본 화성 뉴스가 각별하게 느껴진 건 유치환이 시 ‘생명의 서’에서 한 것처럼 ‘독한 회의’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시인의 회의는 자아와 생명의 본질에 관한 것인 반면, 나는 국가의 의미에 대해 회의하고 있었다. 뉴스는 ‘마스 원’이란 네덜란드 회사가 화성 정착민을 모집하고 있는데 넉 달 사이 지원자가 120여 나라에서 10만명이 넘었다는 거다. 2023년 첫 정착민 4명을 우주선에 실어 보낸다고 한다. 성사 가능성도 미지수지만, 이 화성 여행은 편도라서 지구로 돌아올 기약은 없다. 또 그곳 삶은 엄청나게 악조건이다. 산소가 부족하고 일교차는 90도나 되며 방사능은 예측불가능하다. 중력은 지구의 38%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주복을 입고 생명유지 장치가 된 .. 더보기 [여적] 정보기관 개혁하기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서 정보기관 개혁이 관심사다. 우리 국정원은 대선개입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비밀 전자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의 존재가 폭로된 것이 계기다. 그런데 정보기관의 개혁이란 게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국정원 개혁문제를 놓고 극심한 진통이 벌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대로다. 어느 조직이든 개혁에 거부반응을 보이게 돼 있다. 당장 내부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하물며 정보기관이라면 더 강한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다. 왜 그런가. 정보기관은 권력기관으로 인식된다. 스스로도 외부에서도 그렇다. 또 고급정보를 권력자에게 전달하는 업무 성격은 비밀주의를 체질화한다. 국정원법에 따르면 국정원은 대통령 소속이며 국가안전보장 업무를 한다. 주요 직무는 국외.. 더보기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