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대통령의 패션쇼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방문 중인 베트남에서 패션쇼를 참관하고 10m가량 ‘깜짝 워킹’까지 선보였다고 한다. 파격적 발상이 상당히 돋보인다고 평가할 만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은박으로 치장한 미색 저고리와 연한 개나리색 치마를 입고 나왔다. “한국과 베트남이 문화예술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동반자가 되자”는 인사말도 했다. 여성 대통령이 패션쇼에 나와 직접 한복 모델역까지 했다는 건 꽤나 눈길을 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칼라 브루니는 직업이 패션모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퍼스트레이디 시절 보그지 1998년 12월호 표지모델로 등장한 적이 있다. 이 잡지에 미국 대통령 부인이 표지모델로 나온 건 처음이었는데, 워싱턴포스트는 “6년 동안 끊임없.. 더보기 [여적]맥락적 이해 우리는 세상사도, 말도 맥락적으로 이해하며 산다. 맥락적 이해란 말이 생소하다면 예를 들자. 누군가 “죽겠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다. 문자 그대로 죽음을 결심하는 뜻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힘들어’ 죽겠다고 한다. 또는 좋아서, 서러워서, 웃겨서, 배고파서 죽겠다고 한다. 그래도 전후관계를 살펴 맥락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헷갈릴 건 없다. 아이가 “오늘부터 유치원 안 갈래요”라고 선언했다. 엄마는 ‘왜’ 하고 추궁하듯 묻기 십상이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나 보구나. 엄마한테 말해줄래”라며 아이 속마음을 읽으려는 대화를 시도하라고 교육전문가 강경자씨는 말한다. 이것도 맥락적으로 이해하려는 태도다. 문화현상도 그렇다. 외지인에겐 몹시 낯설게 여겨지는 티베트.. 더보기 [여적]비정상과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러 분야에서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는” 개혁을 언급했대서 ‘비정상과 정상’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쁜’ 비정상을 ‘좋은’ 정상으로 바로잡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문득 1982년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상협 총리의 “굽은 데는 펴고 막힌 곳은 뚫겠다”는 취임사가 생각난다. 이 말은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비정상의 정상화’와 통하는 게 있다. 하지만 1년여 재임 동안 그가 뭘 제대로 펴고 뚫었다는 평은 못 들었다. 하긴 서슬퍼런 5공 때 힘없는 학자 총리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 사례는 멋들어진, 또는 결의에 찬 수사와 그 실천은 전혀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필시 그 실행을 위한 조건 때문일 거다. 그 조건이 충족되면 비.. 더보기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