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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친일파 후손의 용기 엊그제 친일파 민영은의 후손이 “할아버지의 땅 찾기 소송을 취하(取下)하자”는 기자회견을 했다. 지금도 조상 땅을 찾겠다는 친일파 후손들의 소송이 여럿 진행되고 있는 판이다. 한데 소송을 그만두자니 무슨 소린가. 사연은 이렇다. 일제 때 총독부 중추원 참의 등을 지낸 민영은은 1남5녀를 뒀다. 직계 후손 5명이 재작년 충북 청주시를 상대로 시내 도로 등 땅 12필지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다. 민영은 자녀 중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딸 정숙씨(85)는 두 아들을 통해 이 토지반환 소송을 중단하자는 제안을 했다. 청주시가 패소하더라도 자신 몫은 청주시에 기부하겠다고도 했다. 왜 그럴까. 아들 권호정씨(60)는 “외할아버지의 친일행적에 대해 후손으로서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청주시.. 더보기
[여적]공안몰이 속 이색판결 이석기 의원 사건부터 교학사 국사교과서 역사 왜곡 논란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고 끼어드는 것이 공안(公安)이란 개념이다. 공안은 원래 ‘공공의 안녕과 질서가 편안히 유지되는 상태’라는 한가한 뜻이지만, 다른 단어들과 결합하면 사뭇 살벌해진다. 공안사건, 공안정국, 공안몰이, 공안탄압 등 용례가 그렇다. 시국(時局)이란 말도 비슷하다.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나 대세’란 뜻이지만 시국사건, 시국선언은 뭔가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된다. 바야흐로 공안정국에 공안몰이의 전성시대 같다. 학생이 대학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가르치는 강사를 국정원에 신고했다. 고려대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강연이 열릴 강당 대관을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 학교에선 한 학생이 트위터에 교내 .. 더보기
[여적]색깔론의 희극적 반복 역사가 반복된다는 게 맞긴 맞나 보다. 1994년 7월18일 김영삼 대통령과 전국 14개 대학 총장의 청와대 오찬에서 박홍 서강대 총장은 “주사파가 생각보다 대학 깊숙이 침투해 있으며, 주사파 학생 뒤에는 사노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는 사로청, 그리고 사로청 뒤에는 김정일이 있다”는 충격적 발언을 했다. “주사파들이 대학 안에 테러 조직 등 무서운 조직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이후 ‘주사파 소동’이 시작됐다. 그는 주사파 5만명이 학계와 정당, 언론계, 종교계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등 뉴스를 쏟아냈다. 엊그제 교학사 고교 한국사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근현대사 역사교실’이란 모임에 나와서였다. 그는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