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좋았던 옛 시절 해묵은 박정희 공과론이 10·26 34주기를 맞아 재연되고 있다. 말이 공과론이지, 찬양론 일색이다. 대표적인 게 손병두씨의 추도사다.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습니다.” 아주 대놓고 선명하게 찬가를 부르고 있다. 이것도 정치적 소신일 수는 있다. 사람 취향은 가지가지다. 성적 취향으로 말하자면 동성애도 있다. 이것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다. 그래야 모두가 자유롭게 다양성을 추구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소신의 표출에는 소수자의 성적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보편성의 문제다. 손씨가 1970년대 7년간 지속된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주장하려면 그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주장인지를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안 그러면 비논리적이.. 더보기 [여적]색깔론과 대선 불복론 ‘색깔론’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많이들 쓴다. 누가 쓰나. 주로 좌파 또는 ‘빨갱이’로 몰려 피해를 입는 쪽이 비판적으로 쓴다. ‘가해자’ 쪽에서 자기 주장을 색깔론으로 규정하는 법은 없다. 그 점에서 색깔론이란 말은 피해자, 조금 더 나가 패자의 언어다. 요즘 자주 쓰이는 ‘대선 불복’은 반대로 이긴 쪽, 승자의 언어다. 용례를 보면 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어제 문재인 의원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대선 불공정 및 박근혜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역대로 대선 불복 사례가 없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같은 날 최경환 원내대표도 “사실상 대선 불복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대선 불복을 자주 입에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게 “선거 결과에 승복 안 하.. 더보기 [여적]더 복서 1970년대 미국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더 복서’는 권투선수의 애환을 그린 명곡이다. 가사는 사랑이나 낭만 타령과는 거리가 멀다. 가난한 소년이 집과 가족을 떠나 뉴욕에 왔다. 빈민가에서 막노동 일자리라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일을 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가 선택한 길이 복서다. 노래 마지막에서 링 위에 오른 복서는 절규한다. “상처투성이 속에 분노와 수치심에 휩싸여 ‘난 이제 떠날 거야, 이제 떠날 거야’라고 외쳐보지만, 싸워야 할 상대는 저기 그대로 남아 있어요….”복서의 고뇌를 잘도 그렸다. 곡을 쓴 폴 사이먼은 어떻게 저리 권투선수의 심리를 꿰뚫고 있을까 할 정도다. 실제로 복서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이 있다. 1962년 3월 쿠바 태생의 미국 복서 베니 페렛이 뉴욕 매디.. 더보기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