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코드의 추억 요즘 노래는 화성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해졌지만 옛날 노래는 단순 질박했다. 이걸 기타 코드로 얘기하자면 옛날 노래는 서너 개, 많아야 대여섯 개 정도의 코드만 구사하면 부를 수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통기타 시대를 연 1970년대 포크송을 예로 살펴보자. 이장희가 부른 (1973·이장희 작사 작곡)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 네 개(Em-D-C-B7)로 코드가 진행된다. 이장희 앨범 Em D C B7 Em D C B7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 밤에/ 어이해 나 홀로 잠 못 이루나 Em D C B7 Em D C B7 Em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 자도 보이질 않나 D Em D Em D Em D Em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1절 가사 이런 단순한.. 더보기
맨처음 고백·애인 있어요 대학 때 배운 중급 러시아어 강독 책에 ‘중요한 대화(바쥐느이 라즈가보르)’란 글이 나온다. 사랑 고백 스토리다. 고백을 하기 위해 노심초사, 진땀 흘리는 심리 상태를 잘도 묘사했다. ‘중요한 대화’ 삽화 “오늘은 꼭 얘기할 거야.” 발로자는 다짐한다. 그런데 어디에서 해야 할까. 저녁 때 극장에 갔는데 표가 없다. “차라리 잘 됐어. 내가 사랑 얘기를 하려는데 영화에서도 사랑 얘기가 나오면 니나가 헷갈릴지도 몰라.” 카페로 간다. 내가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니나는 커피를 마시며 빤히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 “새로 쓴 시가 있느냐”고 묻는다. 기회다. 발로자는 최근 쓴 연애시를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카페엔 손님이 많아 옆자리까지 시 낭송이 들릴 것 같다. 거리로 나온다. 날씨가 .. 더보기
안절부절했었지? 1978년 밴드 사랑과 평화가 부른 (이장희 작사 작곡)는 그때까지 생소했던 16비트의 통통 튀는 리듬이었다. 그건 펑크(funk)라는 흑인음악 장르였는데, 젊은이들은 이 파격적인 리듬을 소화한 프로 밴드의 환상적 연주에 깊이 빠져들었다. 가사도 재미있다. 밴드 사랑과 평화 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일까 궁금했었지 혹시 병이 났을까 너무 답답했었지 안절부절했었지 한동안 못 만났지 서먹서먹 이상했었지 혹시 맘이 변했을까 너무 답답했었지 안절부절했었지 밤이면 창을 열고 달님에게 고백했지 애틋한 내 사랑을 달님에게 고백했지 속절없이 화풀이를 달님에게 해대겠지 속절없이 화풀이를 달님에게 해대겠지 안절부절했었지…(하략) 가사 한데 가사에 옥에 티랄까, 문제가 있다. ‘안절부절했었지’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했었지’가 맞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