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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노래 옛날에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놀이 같은 걸 할 때 불렀던 노래가 있다. 나도 어릴 적 그걸 흥얼거린 기억이 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여기까지는 일종의 랩이고 다음은 노래다)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무궁화 이 강산에 역사 반만년 대대로 이어 사는 우리 삼천만/ 복되도다 그의 이름 대한이로세 이 노래는 역사가 길다. 193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창가부 당선작으로 원래는 작자가 무명씨였다가 후에 이은상으로 드러났고, 곡은 현제명으로 확인됐다. 노래 제목은 원래는 였는데 광복 후 로 바뀌었다. 가사도 ‘조선’이 ‘대한’으로 고쳐졌다. 그러나 랩 부분이 언제부터 붙여.. 더보기
한국적인 노래의 정체 대중음악 종사자들, 싱어송라이터들 가운데 ‘한국적인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을 많이 본다. 온 세상이 종횡으로 연결되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한지 오래건만 이 ‘한국적인 노래’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적인 노래’란 무엇인가. 이 문제를 생각해보는 데는 과거 송창식이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이 좋은 텍스트다. 신문 한 면을 차지하는 긴 글에 생각해 볼 문제의식들이 다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이먼 앤 가펑클과 트윈폴리오를 비교하며) 목소리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듀엣을 이룬 점이나 해체 후에 솔로로 나선 폴 사이먼이 일종의 미국 민요인 록 포크송으로 성공한 데 비해 나는 국악을 바탕으로 노래한 점도 닮았다고 보여진다. …(1973년 7개월의 군대생활은 음악의 방향을 돌.. 더보기
대중가요+클래식=잡종 음악? 1981년 민해경은 (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곡)를 발표한다. 이 곡은 원래 박건호가 가사를 쓸 땐 정미조에게 주려고 ‘사랑에 빠진 여인’이란 제목으로 만들었지만 정미조가 유학을 가는 바람에 부르지는 못했다. 그래서 민해경 나이에 맞게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로 제목이 고쳐졌다고 한다(민해경은 당시 19살이었다). 곡이 서서히 인기를 얻어갈 쯤, 표절 논란이 일어난다.【주1】여기에 대해서는 당시 동아일보에 비교적 상세한 기사가 나와 있다.  민해경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구스타프 말러 청소년 관현악단 2009, 프란츠 벨저 뫼스트 지휘 “민해경이 불러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에 표절 시비가 붙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와 ‘미소를 띠어봐도 마음은 슬퍼져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