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이색 퍼포먼스 퍼포먼스(행위예술)는 즉흥적·우연적인 게 특징이다. 2006년 2월3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장례식에 모인 조문객들은 저마다 옆 사람의 넥타이를 잘라 고인의 시신 위에 올려 놓았다. 생전에 “넥타이는 맬 뿐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할 뿐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며 그런 행위예술을 연출한 적이 있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지막 퍼포먼스’였다. 이런 퍼포먼스는 어떤가. 엊그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시립극장에서는 남녀 배우 45명이 참가한 이색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배우들이 5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무엇인가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읽는 게 무슨 문학작품이 아니라 아이슬란드가 2008년 10월부터 겪은 금융위기를 다룬 무려 2000쪽짜리 보고서란 사실이.. 더보기 연결된 세상사 살다보면 세상사가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비유해 설명한 사회유기체설도 이런 인식의 소산일 거다. 아무튼 인간이든 자연이든 사건이든 유기적으로, 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고 보면 많은 현상들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래서 영국 소설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대표작 「하워즈 엔드」에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란 독특한 제사(題辭)를 붙인 게 아닌가 한다. 소설은 성격과 출신,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른 두 집안 남녀의 대립과 ‘연결’을 정교한 필치로 그려냈다. 며칠 전 대학생 최태섭씨가 경향신문에 쓴 ‘2010년 3월, 넘치는 사건사고’란 칼럼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필자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글을 쓰는 사람.. 더보기 학벌이란 노비문서 현실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가설이 신통할 정도로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랄 때가 있다. 역사반복론은 단순화의 흠은 있지만 명쾌하게 현실을 설명해주는 힘이 있다는 게 미덕이다. 여기에 역사가 ‘처음은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마르크스의 주석까지 곁들이면 역사반복론은 더욱 그럴듯한 설명력을 갖게 된다. 이제 “현대에도 조선시대와 비슷한 신분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학벌주의다”라는 가설을 세워보자. 그것이 현실 사회 분석에 매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의 검증은 어렵지 않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옛날 노비문서 또는 공명첩(空名帖) 구실을 하는 것이 대학 졸업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어려서부터 안간힘을 써야 한다.. 더보기 이전 1 ··· 152 153 154 155 156 157 158 ··· 17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