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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뷰] 神政으로 가는 미국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얼마 전 자신의 책 ‘강자와 전능한 신(the Mighty and the Almighty)’을 내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음미할 만한 얘기를 했다. ˝“링컨은 ‘우리는 신의 편이 돼야 한다(We have to be on God’s side)’고 했지만 부시는 ‘신은 우리 편이다(God is on our side)’라고 말한다”는 것이었다. 둘은 비슷한 표현 같지만 들여다 보면 신에 대한 화자의 시선에 큰 차이가 있다. 올브라이트는 이렇게 링컨의 겸허한 신앙과 대조되는 부시의 신앙을 ‘종교적 절대주의’라고 비판했다. 올브라이트가 말한 기독교 절대주의, 기독교 근본주의에는 미국이 적으로 규정한 이슬람 근본주의에 못지 않게 독선적·광신적 성격이 내포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더보기
[여적] 전쟁과 사랑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반전주의자였지만 소설은 전쟁과 죽음을 소재로 한 것이 많았다. 이를 통해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인간은 인생이란 전투에서 패배할지언정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철학이었다. 그는 그것이 용기로 죽음과 대면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의 장편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1937년 파시스트 정권과 좌파 공화군으로 갈라져 싸우던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다. 이야기는 공화군으로 투신한 미국 청년 로버트 조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철교 폭파 임무를 부여받은 조던은 순박한 스페인 소녀 마리아와 사랑에 빠진다. 단 사흘 동안의 사랑이었지만 누구보다 뜨거웠다. 조던은 철교 폭파에 성공하지만 적탄에 쓰러진다. 울며 매달리는 마리아를 떠나보낸 조던은 쫓아오는 적들을 향해 최후의 총탄을 퍼붓는다. 소설.. 더보기
[여적] 제로 톨러런스 ‘톨레랑스(관용)’란 말이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이 말은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에 프랑스에서 ‘자기와 다른 종교·종파·신앙을 가진 사람을 용인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역설적으로 톨레랑스는 ‘앵 톨레랑스(불관용)’에 대한 단호한 앵 톨레랑스를 전제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되 극단적 앵 톨레랑스까지 관용할 수는 없다. 즉 톨레랑스해야 할 것들을 톨레랑스하지 않는다면, 톨레랑스는 그 앵 톨레랑스와 싸워야 한다. 톨레랑스를 지키기 위해 앵 톨레랑스는 필수적이다.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하지만, 누군가 당신의 말할 자유를 탄압한다면 당신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라는 볼테르의 선언은 투철한 톨레랑스와 앵 톨레랑스의 정신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앵 톨레랑스 개념은 미국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