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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정당의 이름  지난달 창당 14주년을 맞은 한나라당이 국내 최장수 정당으로 다시 소개되기도 했지만 다 객쩍은 소리다. 유럽, 미국 정당들의 긴 역사에 비하면 이건 실로 조족지혈이다. 영국의 보수당은 1912년에 설립됐지만 1678년 창당한 토리당 역사까지 합치면 세계 최고의 정당이다. 미국 민주당의 역사도 200년 가까이 된다. 한국 정당정치 역사가 서양에 비해 일천한 까닭에 평면적 비교는 무리지만 우리 정당이 유난히 단명인 것은 사실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모두 113개로, 평균 존속기간이 44개월에 불과했다. 국회의원 임기 4년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 중 선거 때 반짝 생겨났다 사라진 것은 빼고 국회의원을 보유했던 정당은 40개밖에 안된다. 특정 지도자의 선거 승리나 당의 이미지 .. 더보기
[여적] 극우와 광기 정신이 온전치 않은, 쉽게 말해 미친 사람은 절대 자기가 미친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합당한 정신과적 설명이 있을 터이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깊이 들어갈 것도 없다. 다른 예로, 취객에게 취했느냐고 물어보라. 백이면 백 “나 멀쩡해”라고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한다. 당연한 일이다. 취객은 절대로 자신이 취했다고 고백할 수 없다. 만약 취했다고 선선히 시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짜로 취한 게 아니다. 이 논리에 이름을 붙이면 ‘취객의 역설’쯤 될 것이다. 노르웨이의 극우 테러범 브레이비크가 “나는 안 미쳤다”고 주장했다고 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브레이비크는 정신과 의사들이 자신을 정밀 검사한 정신감정 보고서에서 “망상과 편집증적 정신분열증 상태에 있다”고 판정하자 변호사를.. 더보기
사는 게 조금 외롭고 쓸쓸해서 2011.11.29 김철웅 논설실장송경동 시인이 구속되었다. 솔직히 필자는 송 시인을, 그의 시세계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탓이었을까, 처음 그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무덤덤했다. 어쩌면 그건 과거의 학습효과 덕분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시인 작가들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가. 군사정권 시절 시인 작가는 연행되고 구속되고 해직되고 단식투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필화사건, 폐간도 친숙한 언어였다. 한순간 옛 기억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미안해진 건 송 시인의 ‘수상소감문’을 접하면서였다. 그는 지난주 부산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신동엽창작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22일 열린 시상식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그의 아내가 대신 수상소감문을 읽었다.“…조금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