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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인간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가 박지원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것은 무심코 써 온 ‘인간’이란 말의 의미를 따져보는 뜻밖의 계기가 되었다. 이 특보가 엊그제 박 의원에게 보낸 문제의 문자메시지는 이런 것이었다.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 앞서 박 의원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당·정·청, 재계, 지방정부와 다 관련이 있다”며 이 특보의 이름을 거명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문제는 ‘그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 운운하는 두 번째 메시지다. 이건 좀 심했다. 박 의원이 문자 내용을 공개하며 “국회를 무시한 처사로 이명박 대통령은 이 특보를 당장 해임하라”고 촉구하는 결정적 사유가 됐음직하다. 그러자 이 특보는 “문장에서 ‘내가’.. 더보기
[여적] 완벽한 정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주말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인 만큼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바로 얼마 전 김두우, 신재민 등 측근 비리가 터진 정권의 최고 책임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대통령의 이 황당한 말이 대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청와대의 냉철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공직자는) 고통스러운 기간을 통해서 긍지와 보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힘들게 일하는 보람이 생기는 것 아니냐, 그리고 이번 정권은 돈 안 받는 선거를 통해 탄생한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 뒤에 ‘완벽한 정권’ 얘기를 했다. 그 다음엔 “가장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청와대다. …소명의식을 가.. 더보기
[여적] 교육열의 빛과 그늘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 뜨거운 한국의 교육열을 두고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 셋이 자녀교육의 3대 요소란 것이다. 이 말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풍자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교육열에 관한 한 한국인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여기서 교육열은 대개 ‘학부모의 교육열’을 의미한다. 부모 가운데서도 어머니의 열성이 결정적이라고들 한다. 단적으로 말해 한국인의 교육열은 엄마의 아들·딸에 대한 교육열이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교육열은 기적적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꼽혀왔다. 올초 프랑스 국영 TV도 한국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에서 교육열과 애국심을 한국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배경엔 학생들로 가득 찬 학원과 관람객들로 붐비는 독립기념관이 등장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