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 뜨거운 한국의 교육열을 두고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이 셋이 자녀교육의 3대 요소란 것이다.
이 말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풍자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교육열에 관한 한 한국인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여기서 교육열은 대개 ‘학부모의 교육열’을 의미한다. 부모 가운데서도 어머니의 열성이 결정적이라고들 한다. 단적으로 말해 한국인의 교육열은 엄마의 아들·딸에 대한 교육열이다. 
 
[##_1C|cfile25.uf@12117D3C4E840AA137069B.jpg|width="500" height="322" alt="" filename="cfile25.uf@12117D3C4E840AA137069B.jpg" filemime=""|한 입시학원의 복도 | 경향신문 DB_##]
오래전부터 한국의 교육열은 기적적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꼽혀왔다. 올초 프랑스 국영 TV도 한국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에서 교육열과 애국심을 한국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배경엔 학생들로 가득 찬 학원과 관람객들로 붐비는 독립기념관이 등장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틈만 나면 한국의 교육열을 칭찬하는 인사다. 며칠 전에도 일자리 창출 얘기를 하면서 한국의 교육열을 입에 올렸다. 한국은 부모들의 교육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외국교사들까지 충원하는데 미국은 교사들을 대거 해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진실의 절반일 뿐이다. 아니면 그가 절반만, 즉 필요한 부분만 말하는 게 아닌가 한다.
오바마가 한국의 입시지옥, 사교육 현실을 알까
. 지금도 많은 아이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을.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학교, 학원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 대학에 가도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대학생 등 한국 교육의 이면을. 또는 지나친 교육열과 학벌주의의 상관관계를.
이런 실상을 속속들이 알았다면 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것이다. 오바마의 한국 교육열 칭송이 가슴에 잘 와닿지 않는 이유다. 

최근 가정법원이 교육열이 지나친 나머지 성적이 나쁜 자녀에게 폭언, 구타를 하고 이를 만류하는 남편과 갈등을 빚어온 부인에게 이혼하고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엄마의 뜨거운 교육열이 어쩌다 가정파탄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비화한 셈이다.
많은 가계가 이미 분에 넘치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한국사회가 성적 지상주의와 학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비슷한 일들이 계속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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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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