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역사에 떠넘기기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암살되기 하루 전날, 그러니까 1963년 11월21일 매사추세츠주 상원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가 훗날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설 때 역사는 우리에게 네 가지 질문을 던질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용감한 인간이었나. 현명한 인간이었나. 성실한 인간이었나. 헌신하는 인간이었나.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가치가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이 연설은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내용이 되고 말았다. 케네디가 아니더라도 정치인들은 자고로 역사란 말을 가장 즐겨 입에 올리는 부류였다. 그 레토릭은 다양하지만 ‘역사의 심판대’처럼 대체로 엄숙하다. 이들은 역사를 창조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많이 쓰는 말투로는 단연 “내 공과는 후세 사가들의 평가에 .. 더보기 [여적]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엊그제 강원도 철원의 군부대를 방문했다. 김씨는 병사들에게 점심 배식을 한 뒤 함께 식사하며 격려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우들끼리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군에서 만난 친구는 평생을 간다고 한다. 고달프거나 어려운 일은 말을 해야 하고 들어줘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연말에 전방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 것은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로서 마땅히 해야 할, 그리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후 인근 아파트에서 군인가족들과 만나 했다는 얘기들은 듣는 느낌이 자못 불편하다. 어느 편이냐 하면 불쾌감, 서글픔, 막막함 쪽이다. 김씨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쉬운 자리가 아니다.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고, 욕먹는 게 기본”이라면서 “그래서 그런 데 신경 안 쓴다”.. 더보기 [여적] 정당의 이름 지난달 창당 14주년을 맞은 한나라당이 국내 최장수 정당으로 다시 소개되기도 했지만 다 객쩍은 소리다. 유럽, 미국 정당들의 긴 역사에 비하면 이건 실로 조족지혈이다. 영국의 보수당은 1912년에 설립됐지만 1678년 창당한 토리당 역사까지 합치면 세계 최고의 정당이다. 미국 민주당의 역사도 200년 가까이 된다. 한국 정당정치 역사가 서양에 비해 일천한 까닭에 평면적 비교는 무리지만 우리 정당이 유난히 단명인 것은 사실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모두 113개로, 평균 존속기간이 44개월에 불과했다. 국회의원 임기 4년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 중 선거 때 반짝 생겨났다 사라진 것은 빼고 국회의원을 보유했던 정당은 40개밖에 안된다. 특정 지도자의 선거 승리나 당의 이미지 .. 더보기 이전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