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질문하는 직업 기자는 질문하는 직업이다.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지만 이 정의가 맘에 든다. 게다가 아무나 만나는 직업이다. 둘을 묶으면 기자는 아무나 만나 질문하는 직업이다. 이것은 기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팔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자라고 하면 누굴 만나고 묻는 것에 일단 관대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꺼릴 질문이라도 기자에겐 허용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기자들에겐 언론이 국민을 대신해 질문한다는 의식도 있다. 물론 바로 기자란 이유로 격렬한 거부감에 부닥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 기자가 되면 빨리 이 생리를 터득하도록 조련된다. 경찰서, 병원 영안실은 좋은 훈련장이다. 영안실에 들어서면 영정과 조화를 살피며 사건 냄새를 맡고 질문을 던진다. 때론 예의없고 불손하게 받아들여지더라도 할 수 없다. 고인은 어떻게 돌아가셨습.. 더보기 [여적] 역사왜곡의 죄 먹물 들어간 사람치고, ‘역사의식이 없다’란 평을 듣고 기분 나쁘지 않을 이 없다. 그 불쾌감은 ‘인간성이 안 좋다’는 평가와는 또 다른 느낌일 거다. 역사의식이란 나와 우리의 존재를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인식하느냐일 터인데,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것은 개인 차원의 얘기지만 국가·사회로 범위를 넓혀도 매한가지다. 역사란 개인을 넘어선 집단의 기억, 기록이기에 국가·사회가 여하한 역사의식을 갖고 사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역사왜곡이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성향 중학교 교과서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 “한·일 강제병탄이 국제법상 합법적으로 이뤄졌다” “식민지 정책이 한국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기술한 것에 대해 한국은 역사왜.. 더보기 서울시장 선거와 그 후 10·26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수많은 관전평·분석글들이 나왔지만 필자도 이 선거에 대한 개인적 소회로부터 말문을 열고 싶다. 지금 복기해도 손색없을 만큼 정치적 의미가 큰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 필자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가는 경험을 했다. 한나라당의 비공식 자체 조사에서 나경원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지옥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 색깔론, 네거티브 공세에 안 넘어 갈 리 있나, 이 나라 민초들이. 내년 선거도 날 샜다. 1 대 99의 양극화는 더 고착화하겠구나. 그런 심리상태 때문이었는지 방송3사의 첫 출구조사 발표 1보마저 오독했다. 내 눈엔 분명 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앞선 걸로 읽혔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그 반대였다. 갑자기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었다. 당선된 박 시장은 .. 더보기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