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극우와 광기 정신이 온전치 않은, 쉽게 말해 미친 사람은 절대 자기가 미친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합당한 정신과적 설명이 있을 터이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깊이 들어갈 것도 없다. 다른 예로, 취객에게 취했느냐고 물어보라. 백이면 백 “나 멀쩡해”라고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한다. 당연한 일이다. 취객은 절대로 자신이 취했다고 고백할 수 없다. 만약 취했다고 선선히 시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짜로 취한 게 아니다. 이 논리에 이름을 붙이면 ‘취객의 역설’쯤 될 것이다. 노르웨이의 극우 테러범 브레이비크가 “나는 안 미쳤다”고 주장했다고 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브레이비크는 정신과 의사들이 자신을 정밀 검사한 정신감정 보고서에서 “망상과 편집증적 정신분열증 상태에 있다”고 판정하자 변호사를.. 더보기 사는 게 조금 외롭고 쓸쓸해서 송경동 시인이 구속되었다. 솔직히 필자는 송 시인을, 그의 시세계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탓이었을까, 처음 그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무덤덤했다. 어쩌면 그건 과거의 학습효과 덕분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시인 작가들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가. 군사정권 시절 시인 작가는 연행되고 구속되고 해직되고 단식투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필화사건, 폐간도 친숙한 언어였다. 한순간 옛 기억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미안해진 건 송 시인의 ‘수상소감문’을 접하면서였다. 그는 지난주 부산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신동엽창작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22일 열린 시상식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그의 아내가 대신 수상소감문을 읽었다. “…조금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사람들의 세상이었으면 좋.. 더보기 [여적] 논점 흐리기의 심리학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 최루탄 살포에 대한 비판이 드높다. 아무리 한·미 FTA가 망국적인 것이라 쳐도 국회의원이 이를 저지하겠다며 최루탄까지 갖고와 터뜨린 것은 잘못이다. 뜻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마땅히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고 관련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 김 의원도 그럴 각오가 돼 있다고 한다. 그러니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반응들이 지나치다. 한나라당이 ‘최루탄 테러 김선동 의원, 스스로 사퇴하라’는 논평을 낸 건 ‘피해자’란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언론의 지나친 호들갑이다. 그가 무슨 천인공노할 파렴치 행위라도 저지른 중죄인인 양 일제히 규탄에 나섰다. 그 양태는 이렇다. “국회 테러한 김선동 엄벌하라” “반의회주의 폭력정당 .. 더보기 이전 1 ···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