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20대 지도자 창졸간에 아버지 김정일의 급서로 북한 권좌에 오른 김정은을 보면서 필자는 2300여년 전 마케도니아 왕 알렉산드로스를 생각하게 됐다. 이는 몇 가지 점에서 전혀 뜬금없는 게 아니다. 우선 북한의 3대째 권력승계는 세습왕조란 비판의 설득력을 강화했다. 공산주의 역사에 이런 3대째 세습은 유례가 없다. 둘째, 부왕 필리포스 2세가 암살되고 왕위에 올랐을 때 알렉산드로스의 나이는 20살이었다. 김정은도 20대 후반에 나라를 물려받았다.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세번째 대목이다. 정복전쟁에 나선 알렉산드로스는 소아시아의 고르디우스에서 신전 기둥에 단단히 묶여 있는 마차를 만났다.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전해 내려왔는데, 매듭이 어찌나 단단한지 아무도 못 풀었다. 알렉산드로스.. 더보기 [여적] 한 장의 사진 때론 낡은 책갈피 사이에서 툭 떨어진 빛바랜 사진 한 장이 우리를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인도한다. 그리하여 흘러간 노랫가락이 떠오르기도 한다. “즐거웠던 그날이 올 수 있다면/ 아련히 떠오르는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의 내 심정을 전해보련만/ 아무리 뉘우쳐도 과거는 흘러갔다.”(여운의 ‘과거는 흘러갔다’) 이렇게 사진은 우리 인생 한 장면의 소묘로 남게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역사의 기록으로서, 드물게는 역사를 바꾸는 계기로서의 역할도 한다. 여기 멍한 얼굴로 아버지의 영정을 끌어안고 있는 어린 사내아이 사진이 있다. 1980년 5월 광주항쟁 때 어느 외신이 찍었다는 이 사진은 다른 어떤 현장사진 못지않게 그 시대 그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해 준다. 기록·보도사진을 얘기하려면 전설적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를 빼.. 더보기 비논리 나라 대한민국은 비논리적인 나라다.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해 보려 한다. 편의상 조선일보가 15일자로 쓴 ‘해경 살해 앞에 고개 처박고 벙어리된 한국 좌파의 국적’이란 사설을 예로 시작하자. 이 사설은 중국 불법어로 선원들이 우리 해경을 살해한 사건에 대한 ‘한국 좌파’들의 침묵을 비판하며 다른 두 사건과 비교했다. 하나는 2002년 6월 발생한 여중생 효순·미선양 사망사건이고, 다른 것은 목하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다. 사설에 따르면 여중생 사망사건이 터지자 좌파들은 미군의 부주의에 의한 교통사고를 고의적 살인사건으로 몰아가는 기민성을 발휘했다. 또 좌파들은 한·미 FTA에 담긴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한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며 지금도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설은 이렇게 난.. 더보기 이전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