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을 '죽음의 굿판'에서 구해내려면 얼마 전 전남 보성에서 기독교 광신도 부부가 감기에 걸린 남매 셋을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부부는 10살, 8살, 5살 난 세 남매에게 잡귀가 붙었다며 허리띠와 파리채로 때렸다. 아이들은 숨지기 전 일주일 이상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한 아이의 일기가 나중에 공개됐다. 숨지기 열흘 전쯤 쓴 이 일기엔 “2012년 1월20일. TV를 보았다. 재미있다. 런닝맨이 재밌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지 며칠 후 서울 강남에 사는 고교 1학년 남학생(16)이 아파트 7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페이스북에 “공부가 어렵다.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는 글을 남기고서였다. 이 아이는 이른바 ‘A급 학군’에 성적도 상위권인 학생이었다. 말수가 적고 수학을 잘하고 사진 찍는 것을.. 더보기 [여적] 조수석 익히 알려진 독일의 본 회퍼 목사 얘기로 시작하는 게 낫겠다. 그는 “미친 운전자가 행인들을 치고 질주할 때 목사로서 사상자를 돌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빼앗아야 한다”는 신조로 히틀러 암살계획에 가담했다가 발각돼 처형당한 인물이다. 본 회퍼 목사가 생각난 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한 말을 듣고서다. 한 대표는 “난폭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가 났다면, 운전자뿐 아니라 조수석에 앉아 있던 사람도 법적 책임이 있다”며 “박 위원장은 조수석에서 침묵으로 이명박 정부를 도운 만큼 모르는 척, 아닌 척 숨지 말라”고 공격했다. 내 연상은 일견 뜬금없다. 여러가지로 상황이 다르니까. 본 회퍼가 말한 미친 운전자와 한 대표가 말한 난폭 음주운전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 더보기 [여적] SNS와 낭만 낭만이란 말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낭만의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이 추상어가 갖는 이미지나 개념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말이다. ‘낭만적’이란 말에 드물게는 브루크너의 4번 교향곡 ‘로만티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 최백호는 이렇게 낭만을 노래한다.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렴/…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꼭 낭만을 노래한 가수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낭만은 ‘다시 못올 것’ 같은 과거형으로 다가온다. 낭만에는 상실감을 동반한 아련한 추억 같은 무엇이 묻어 있다. 낭만은 어느 편이냐 하면, 대체로 .. 더보기 이전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