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조금 외롭고 쓸쓸해서 송경동 시인이 구속되었다. 솔직히 필자는 송 시인을, 그의 시세계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탓이었을까, 처음 그가 구속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무덤덤했다. 어쩌면 그건 과거의 학습효과 덕분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얼마나 많은 시인 작가들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가. 군사정권 시절 시인 작가는 연행되고 구속되고 해직되고 단식투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필화사건, 폐간도 친숙한 언어였다. 한순간 옛 기억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미안해진 건 송 시인의 ‘수상소감문’을 접하면서였다. 그는 지난주 부산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신동엽창작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22일 열린 시상식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그의 아내가 대신 수상소감문을 읽었다. “…조금은 편안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사람들의 세상이었으면 좋.. 더보기 [여적] 논점 흐리기의 심리학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 최루탄 살포에 대한 비판이 드높다. 아무리 한·미 FTA가 망국적인 것이라 쳐도 국회의원이 이를 저지하겠다며 최루탄까지 갖고와 터뜨린 것은 잘못이다. 뜻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마땅히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고 관련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 김 의원도 그럴 각오가 돼 있다고 한다. 그러니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반응들이 지나치다. 한나라당이 ‘최루탄 테러 김선동 의원, 스스로 사퇴하라’는 논평을 낸 건 ‘피해자’란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언론의 지나친 호들갑이다. 그가 무슨 천인공노할 파렴치 행위라도 저지른 중죄인인 양 일제히 규탄에 나섰다. 그 양태는 이렇다. “국회 테러한 김선동 엄벌하라” “반의회주의 폭력정당 .. 더보기 [여적] 푸틴과 표도르 러시아의 강자 두 사람이 만났다. 최고권력자 블라디미르 푸틴과 종합격투기의 영웅 표도르 에밀리아넨코다. 며칠 전 푸틴 총리가 모스크바에서 표도르와 미국 선수가 대결을 벌인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최근 3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표도르가 이날 모처럼 승리를 거두자 푸틴은 링 위로 올라가 그를 축하했다. 그런데 좀체 있을 것 같지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 2만여 관중이 ‘우’ 하는 야유와 휘파람을 보냈다. 푸틴에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푸틴과 표도르 푸틴은 표도르를 옛 러시아의 전사 ‘보가티르’라고 칭송하며 박수를 유도해 곤경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러시아 안팎에선 내년 4월 대통령직 복귀를 선언한 푸틴에 대한 식상함, 피로감이 실체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푸틴은 격투기 영웅 표도르가 .. 더보기 이전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