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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남북철도 연결을 성사시켜야 하는 이유 회상 한 토막. 모스크바대에서 연수중이던 필자가 흑해 연안 크림반도를 여행할 때 일이다. 목적지 심페로폴까지는 기차로 27시간 걸렸다. 고작 5~6시간밖에 기차를 타본 경험이 없던 내게는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쿠페(4인용 침대칸)에 동승한 러시아인들과 보드카를 마시다 설핏 잠이 들었는데 50대 농부인 사샤가 흔들어 깨운다. “미스터 김, 거의 다 왔어요.” 반색을 하며 “몇 분 남았냐”라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3~4시간쯤”이란 것이었다. 놀리려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의 얼굴은 진지했다. 함께 탄 동양인이 지루해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조금만 참으란 뜻으로 한 말이었다. 따지고 보면 기차로 서너 시간은 그의 개념으로는 ‘거의 다 온’ 거리였다. 왜 아니겠는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 더보기
[신문로] 한일 시민의 ‘열린 민족주의’ 는 계속 추구해야 다섯사람이 거리를 걷고 있는, 특별할 것도 없는 사진이 각별하게 다가왔다. 지난 주 도쿄 시내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 본사 앞. 이들은 최근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하자 판결 이행 요청서를 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다섯 명 중 네명은 소송 피해자 측 변호사 등 한국인이었고, 한명은 야노 히데키 강제연행·기업책임추궁 재판 전국네트워크사무국장으로 일본인이었다. 이 사진이 각별한 건 두 가지 점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첫째, 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라도 불의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 둘째,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깨어있는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측 변호인과 한·일 시민단체 활동가가 12일 한국 대법원의 손해.. 더보기
[논객닷컴] 늦가을에 시와 노래를 생각하다 다른 주제로 글을 쓰려다 바꿨다. 순전히 계절 탓, 쓸쓸한 만추(晩秋) 탓이었던 것 같다. 준비하던 칼럼 주제, ‘강제징용 판결 이후 우리의 현실적 대안’도 충분히 의미는 있었다. 자유한국당이 겪는 내분과 한국 보수의 미래도 그랬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은 얼마나 달라질까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솔직히 내 마음은 복잡한 세상에서 한 가닥 위로를 찾고 있었다. 온갖 사건 사고로 얽히고 설킨 세상 얘기 말고 뭐 다른 거 없나? 며칠 전 신문 한 귀퉁이에서 이런 기사가 눈에 띄었다. ‘시 읽다보면…어느새 면역력이 쑥쑥’이란 건강 관련 기사였다. 기사에 따르면 시를 구상하고 외우면 인지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구강건조도 해소된다. 또 호흡이 깊어지면서 림프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