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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핵거래 1998년 5월 인도의 바라티야 자나타당 정권은 국제적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신의 책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당시 인도를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썼다. “단 한명이라도 좋으니 ‘이런 핵실험은 바보짓이다, 핵무기는 안보에 보탬이 되지 못하면서 경제제재를 불러오니 손해 보는 장사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요컨대 신분과 지위를 떠나 모든 인도 사람들이 똘똘 뭉쳐 핵경쟁을 벌여온 파키스탄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며 핵실험에 열광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과 인도가 감행했던 핵실험은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사정없는 경제제재로 이어졌다. 미국·인도관계는 2003년 로버트 블랙윌 인도 주재 미국 대사가 이임 연설에서.. 더보기
[여적] 믈라디치 1995년 7월6일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군은 유엔에 의해 안전지대로 지정돼 있는 스레브레니차를 둘러싸고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스레브레니차에는 수만명의 이슬람계 민간인들이 3년째 계속되고 있는 내전을 피해 몰려들어 있었다. 6일째인 11일 세르비아계 군총사령관인 라트코 믈라디치 장군이 스레브레니차로 진입했다. 그날 저녁 믈라디치는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 네덜란드군 사령관 카레만스 중장을 불러 이슬람계에게 무기를 버리라는 최후통첩을 제시했다. 이튿날 여성과 어린이들을 이슬람 지역으로 보내면서 세르비아계는 웬일인지 12살부터 77살까지의 남자들을 전쟁범죄 혐의 조사를 이유로 따로 분류했다. 그날 이후 이슬람계가 대량학살됐다는 증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2차대전 후 최악의 대량학살’은 이렇게 진행됐다. .. 더보기
[여적] 영화와 현실 ‘천국을 향하여(Paradise Now)’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살 폭탄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자란 2명의 팔레스타인 청년은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로 선발된다. 이들은 민간인에 대한 폭탄공격을 감행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영화는 자살테러란 절박한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지만 테러에는 결코 동조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을 소재로 했지만 서방의 시각이 아닌 ‘피해자 팔레스타인’의 시각으로 접근한 게 특이하다. 또 현실의 적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의 합작품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팔레스타인 감독이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2백만달러를 지원받아 만들었다. 아랍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라 있다. ‘관타나모 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