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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국제전범재판소

2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측은 독일과 일본의 전범 단죄를 위해 뉘른베르크 및 도쿄 국제군사재판소를 각각 설치했다. 전범들은 죄질에 따라 A급, B급, C급으로 분류됐다.
뉘른베르크 법정에서는 요아힘 폰 리벤트롭 전 외무장관 등 A급 전범 12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리벤트롭은 교수대를 오르며 “세계 평화를 빈다”라는 말을 남겼다. 빌헬름 프릭 전 내무장관은 교수대에 오르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다. 도쿄 재판소에서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28명이 A급 전범으로 기소돼 7명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 재판소들과 1993년 설치된 유고 국제형사재판소, 1994년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등이 전범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설치된 국제재판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한시적인 법정이었다.

상설 국제형사법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2002년 7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정식 출범했다. 집단살해죄,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법 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그러나 ICC는 미국의 비준 거부로 중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은 평화유지 임무 등을 위해 해외에 파견된 많은 자국민들이 불순한 정치적 동기로 기소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은 ICC에 찬성하는 국가들엔 군사 원조를 중단하기도 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이 옥중에서 갑자기 사망하자 그의 재판을 진행해 오던 유고 국제형사재판소(ICTY)가 허탈해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많은 유럽인들에게 ‘발칸의 도살자’로 불렸던 그의 돌연사로 4년간 진행되어 온 재판이 중도에 끝나게 됐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는 코소보 전쟁과 크로아티아 전쟁, 보스니아 전쟁 등에서 벌어진 반인륜 범죄와 학살 등 혐의로 기소돼 있었다. 생전의 그는 ICTY를 ‘승자의 재판’이라고 무시하고 자신의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선고를 피하기라도 하듯 생을 마감했다. 남은 것은 숱한 희생자 유족들의 ‘끝나지 않은 재판’에 대한 분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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