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체 게바라의 추억 1951년 12월 아르헨티나의 젊은이 두 명이 모터사이클 여행에 오른다. 23세인 체 게바라와 6년 연장인 알베르토 그라나도를 실은 낡은 오토바이는 ‘포데로사(힘센 녀석)’로 명명됐다. 컴백이란 강아지도 동승했다. 두 사람은 8개월 동안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를 거치며 남미 대륙을 북상한다. 무일푼 여행으로 때론 아마존강에 ‘맘보탱고’란 뗏목을 띄우고 낭만에도 젖었으나 이들에게 다가온 건 헐벗은 남미의 비참한 현실이었다. 페루 산파블로 나환자촌에 2주간 머물면서 값싸고 기본적인 의료혜택도 못 받는 원주민들의 박탈당한 삶을 목격했다. 의학도와 생화학도인 이들은 환자들을 돌보고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체험하며 미래의 소명(召命)을 깨닫는다. 체는 혁명가로서, 알베르토는 자연과학도로서. 이 여행 이.. 더보기 [여적] 생매장, 악어의 눈물 엊그제 구제역에 걸려 돼지들이 생매장을 당하는 광경을 담은 8분짜리 영상이 공개됐다. 구제역이 창궐한 석달 동안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전해진 참상들의 종합판이었다. 제목은 ‘생매장 돼지들의 절규’. 돼지들은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히며 문자 그대로 절규했다. 그 비명소리는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비슷했다. 구덩이로 던져진 돼지들은 처음엔 정상적으로 서 있다가 그 수가 늘어나면서 나중엔 세로로 선 채 다른 돼지들에게 눌려 압사됐다. 마지막에 던져진 돼지들은 매몰된 상태에서 다음날까지도 모진 목숨을 이어 비명소리를 냈다. 돼지들이 인간 식탁을 위해 찌운 살로 서로를 압살하는 장면은 괴롭고 불편한 진실이었다. 구제역 초기 살처분 때는 생매장을 되도록 피하는 듯하더니 내놓고 생매장이 자행되고 있다. .. 더보기 속도전의 미망 이명박 정권 3년을 압축 요약하는 핵심단어, 키워드는 ‘속도전’이라고 본다. 그만큼 이 정권 들어와 많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속도전이 펼쳐졌다. 신문기사 검색 사이트인 카인즈에 들어가 ‘속도전’을 쳐 보면 안다. 그 전까지는 드문드문 쓰이던 속도전이란 말이 이명박 정권에 와서는 봇물처럼 쏟아진다. 2008년 말 대통령과 박희태 당 대표는 현 정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속도’란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리하여 예산안과 미디어법 등 ‘MB법안’을 강행 처리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속도전의 압권은 4대강 사업이다. 이 정권은 사전 환경성 검토도 안 끝난 상태에서 ‘4대강 살리기’ 기공식을 강행했다. 이후 속도전엔 가속도가 붙었다.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든다며 밤낮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더보기 이전 1 ··· 124 125 126 127 128 129 130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