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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은 외부로부터 온다 가령 장기간 해외에 잠적해 있다 돌아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 1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잘못된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당사자 간 합의를 무시한 외부세력들의 개입으로 정당하고 합법적인 경영활동이 힘들어진다”고 비판했다. 노사가 모처럼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데 김진숙, 희망버스 같은 외부세력이 끼어들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4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 경향신문DB 필자는 조 회장이 이럴 걸 벌써 알고 있었다. 무슨 예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에게서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문제가 터진 이래 회사 쪽을 두둔하.. 더보기
2011년 구보씨의 출근길 회사원 구보씨가 새벽 출근을 하면서 확인한 사실 하나는 한국 사람들이 정말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구보씨는 새벽 다섯시 반에 경기도 일산 집을 나서 좌석버스에 올랐다. 그는 다시 감탄한다. 벌써 좌석이 절반 이상 차 있다. 종점에서 그가 타는 ‘8단지앞’까지 정류장이 서너개밖에 안되는 데도 그렇다. 버스가 더 달려 여섯시가 넘으면 자리가 다 찬다. 버스는 곧 서서 가는 승객들로 만원이 된다. 서울 광화문까지 달리는 버스 속 1시간은 쓰임새가 요긴하다. 부족한 잠도 보충하고 여러 가지 상념에도 젖어본다. 구보씨는 관찰한다. 승객은 학생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이다. 이 부지런한 사람들은 대체 잠은 언제 자며 언제 쉴까. 모르긴 해도 새벽에 나갔다 밤에 돌아올 텐데. 아무리 베드타운이라고 해도 .. 더보기
[여적] 희망버스와 외부세력  경향신문 기자가 지난 9일 부산 한진중공업을 찾는 2차 희망버스에 올라 참가자들을 만났다. 기자가 평소 버릇대로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그게 중요한가요?”였다. 대안학교 교사라는 한 참가자는 일곱살 딸과 함께 간다고 했다. 그는 1차 희망버스에도 탔었는데 이번엔 주위 사람들을 설득해 15명 정도가 같이 간다고 말했다. 기자에 따르면 희망버스 탑승자들은 말 그대로 자기가 어디 소속이며 어디서 왔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싸움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해 연대의식이었다. 자기가 ‘외부세력’으로서 남의 노사문제에 끼어든다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일부 보수신문의 시각은 달랐다. 한 신문은 “한진중공업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