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국기 모독에 대한 분노 2002년 월드컵 때 거리는 태극기 패션으로 넘쳤다. 태극기는 더 이상 ‘국기에 대한 맹세’와 부동자세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인들의 치마폭도 되고 앙증맞은 얼굴 스티커, 스카프가 되기도 했다. 1882년 수신사 박영효가 일본땅에서 태극기를 내건 이래 120년 ‘태극기사’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태극기가 애국가 속에 펄럭이는 엄숙한 이미지를 벗어나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대상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때 태극기가 거리의 패션으로 전락했다고, 그래서 존엄성을 모독당했다고 시비 거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엔 그 반대 경우다. 2003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우익단체들이 연 ‘반핵·반김대회’에서 인공기를 찢는 일이 벌어지자 북한은 불참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닫힌 북한 사회가 국기 훼손을 곧바.. 더보기 ‘친기업 반노동’ 보도 유감 1987년 7월 울산 현대중공업 등에서 노사분규가 잇따라 터졌을 때 도하 신문·방송들은 이곳으로 몰려들어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때는 6월항쟁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각성된 노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절이었다. 현대엔진에 현대 계열사 최초로 노조가 생긴 뒤 노조 결성과 파업 등 쟁의가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져갔다. 이것이 훗날 19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명명된 노사분규의 대분출이었다. 이상한 것은 언론의 보도태도였다. 6월항쟁 때 시민 쪽으로 돌아섰던 언론은 이 쟁의의 실상과 본질을 왜곡해 노동자들을 여론으로부터 고립시켰다. 이런 식이었다. ‘무법·광란, 울산시청 수라장…술 마시고 부수고 노래하고’ ‘현대중 300여명 차고 방화 등 난동 1시간’ ‘사장 등 맨바닥 앉히고 폭언’…. 6월항쟁 | 경.. 더보기 [여적] 이분법 이분법이 나쁘다는 건 세상이 다 안다. 저 색깔론의 달인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마저 그런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원내대표 시절 “세종시 논의가 흑백과 선악의 이분법적 논리로 접근해 투쟁적으로 흘렀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의 편향된 교육으로 인해 법치주의가 약화돼 아동 성범죄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성범죄에도 색깔을 입힌 것인데 알다시피 이런 색깔론이야말로 대표적인 이분법적 사고의 소산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세상만사를 둘로 나눈다. 모든 것이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 흑과 백, 우리 편 아니면 적으로 구분된다. 조지 부시가 9·11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세계를 선과 악, 미국 편과 적으로 나눈 것은 유명하다. 그때 부시의 사고구조를 분석.. 더보기 이전 1 ··· 118 119 120 121 122 123 124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