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 곳 없는 사람들의 위로, 마포종점 은방울자매가 부른 (1967·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이란 가요가 있다. 내가 ‘노래가 위로다’란 주제의 이 연속 칼럼을 쓰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곡이다. 가사부터 살펴보자.은방울자매의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은 사람 기다린들 무엇 하나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은 사람 생각한들 무엇 하나 궂은비 나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가사 은 떠나간 .. 더보기
트로트에 자꾸 끌린다 노래 취향은 참으로 다양하다. 가까운 사람들의 애창곡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로트, 포크, 발라드, 록, 댄스음악…. 하고많은 노래 가운데 그 사람이 유독 그 노래를 고르게 되는 이유는 뭘까.(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대중음악은 현재 36만곡이나 된다. 그중 리메이크 등으로 중복된 곡을 빼더라도 족히 10만곡은 되지 않을까 한다.) 중·노년층은 트로트, 젊은이들은 힙합이나 댄스음악, 그런 구분이 가능한가. 이런 세대별 구분도 하지만 이것도 법칙성이 있는 건 아니다.  음악 취향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이 문제를 뇌과학적으로 연구한 학자가 있다. 인지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레비틴은 음악적 선호도가 십대에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예로 든다. “많은 이들은.. 더보기
노래는 추억이다 이상은의 (1988·김남균 작사 작곡)를 들으면 하와이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1988년 가을이니 벌써 27년 전 일이다. 나는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로서 순항훈련에 나선 해군사관생도들이 탄 해군 마산함에 동승 취재 중이었다. 진해를 출발해 괌, 미드웨이를 거쳐 호놀룰루에 기항한 훈련 참가자들에게 현지 교민들이 따뜻한 환영식을 베풀어주었다. 그날 해군 군악대가 연주한 곡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였다. 후크송의 원조로 꼽히는 이상은의 가 실린 강변가요제 수상자 음반 는 그해 여름 강변가요제에서 ‘선머슴’ 같은 이상은이 꺽다리춤을 추며 불러 우승을 차지한 뒤 한창 뜨고 있던 노래였다. 군악대는 ‘담다디 담다디’가 반복되는 노래 도입부의 후크송을 아주 느리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신나는 리듬의 곡을 이렇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