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과거는 죽지 않는다 ‘과거 있는 여자’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오나.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가 쓴 소설 ‘어느 수녀를 위한 진혼곡(1951)’은 이런 여자 2명의 이야기다. 마약 중독에 창녀의 과거가 있는 흑인 여성 낸시는 미국 남부 가정의 유모가 된다. 그를 고용한 백인 여성 템플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역시 과거 창녀로서 겪었던 끔찍한 환영을 못 벗어나고 있다. 어느 날 낸시는 템플의 갓난아기 딸을 질식사시키는 범죄를 저질러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 이 살인은 템플이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일종의 대속(代贖)적 행위였다. 그러나 헛된 짓이었다. 과거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포크너는 이 작품에서 명언을 남긴다. “과거는 죽지 않는다. 실은 아직 지나간 것도 아니다... 더보기 [신문로] 장관급 인사의 단식농성 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가 요구한 것은 세월호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보장해달라는 것이었다. 그에 이어 특조위 상임위원들과 비상임 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릴레이 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단식농성은 흔하다면 흔한 투쟁방법이지만 이 위원장의 단식에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유난히 뜨거운 염천에 60대의 장관급 인사가 벌인 것이란 사실이다. 그의 단식을 부정적으로 본 몇 언론이 놓치지 않고 꼬집은 것은 특히 '장관급 인사'란 부분이다. 명색 장관급 정무직이라는 사람이 운동권식 투쟁을 벌이느냐는 힐난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정치인은 예외로 치고 단식은 보통 장삼이사들이 쓰는 수단이었다. 이태 전 이곳에서 46일 .. 더보기 [논객닷컴] 촌지의 추억 그러니까 정확히 이십년 전, 필자가 모스크바 특파원을 하고 있을 때다. 그해 9월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에게서 한국 특파원들과 점심이나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식당에서 이 그룹이 당시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서 벌이고 있는 가스전 개발 사업이 크게 진척되고 있다는 등의 설명을 들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정 총회장이 선물이라며 비닐로 된 ‘빠껫(꾸러미)’을 내밀었다. 특파원단 간사를 맡고 있던 필자가 받았다. ©픽사베이 자리가 파한 뒤 ‘빠껫’을 열어보고 놀랐다. 선물이란 게 돈 봉투였는데, 한 명당 3000달러씩이었다. 당시 환율로도 250만원 돈이었다. 거마비든 촌지든 어떤 명분으로도 통상적인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정 총회장이 평소 남들보다 ‘0’이 하나 더 붙은 로비 자금을 뿌린다더니, 명불허전이.. 더보기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