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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의사의 길, 지식인의 길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병사인지 외인사인지는 엄밀히 말해 논란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수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물론 의대생들까지 직접사인은 급성 경막하출혈이며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는 병사라는 소신을 바꿀 의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왜 그럴까. 나는 백 교수가 스스로 이미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사망진단서가 오류임을 실토했다고 본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만약에 환자분이 급성 경막하출혈 후 적절한 최선의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을 하게 되었다면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입니다." 그는 치료과정을 길게 설명했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만약 환자가 체외투석 등 치료를 받았어도 사망했다면 외인사다. 그러나 가족들이.. 더보기
[논객닷컴] 거리에 뿌려진 일수 명함들은 거리를 걷다 보면 발길에 차이는 게 ‘일수 명함’이다. ‘급전 대출’을 권유하는 명함 형태의 대부업 광고다. 이 명함들을 보며 떠오르는 노래가 있으니 현인이 부른 ‘서울야곡’(1948)이다. 옛사랑을 추억하는 이 노래에서 충무로, 보신각, 명동 거리 풍경은 정겹고 낭만적이다.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로 시작하는 노래 3절엔 이런 가사도 나온다.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에/ 어느 님이 버리셨나 흩어진 꽃다발…”. 그러나 지금 거리에 그런 낭만이라곤 없다. 대신 우리를 맞는 것은 흩어진 일수 명함들이다. 시장·상가에서 만나는 일수 명함은 ‘누구나대출’, ‘현주엄마 일수’, ‘벅찬 감동’, ‘이모네 일수’, ‘아줌마 급전’ 등 이름도 다양하다. 상인들은 투덜대며 치우지만 곧 다시 쌓인다. .. 더보기
[신문로] 야당할 준비 하는 여당 "오늘 대한민국의 국회는 무너졌습니다." 지난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새누리당 의원들이 채택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은 이런 격정적 언어로 가득 차 있다. 결의안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정 의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결의안 문구가 옛날 운동권의 선언문을 방불케 해 흥미롭다. 결의안은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국회법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며 당리당략을 택했다"며 정 의장의 '폭거'를 '규탄'했다. 전가의 보도인 색깔론을 빼면 섭섭했을까, "좌파시민단체나 할 법한 주장을 개회사에 담았다"는 비난도 넣었다. 실제로 개회사가 그렇게 호들갑 떨 만큼 당리당략적이고 좌파적이었나. 그 정도는 아니다. 상당히 온건하고 합리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