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하극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당초 전쟁 반대론자들의 예언대로 미군의 ‘수렁’이 돼버린 아프간에서 전쟁을 수행 중인 장수를 자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을 트루먼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을 한국전쟁 중인 1951년 해임한 이래 거의 60년 만에 일어난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교롭게 해임 사유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맥아더는 만주폭격과 중국연안 봉쇄 등 강경책을 주장한 것이 트루먼의 심기를 거슬러 경질됐다. 매크리스털도 아프간 전략과 관련해 오바마를 화나게 만들었다. ‘롤링 스톤’이란 격주간지에 “대통령이 아프간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 기사엔 조 바이든 부통령과.. 더보기 [여적] 역사의 기록 역사를 업으로 하는 역사학자를 빼고 역사란 말을 가장 즐겨 입에 올리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가 한다. 이들은 역사를 창조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며,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고 자주 말한다. 국가 지도자의 반열에 든 사람치고 “후세 사가들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식으로 말 안 해본 이도 드물 거다. 이 “역사가 증명…운운”의 상투성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자못 비장한 버전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사회비평가 진중권은 이를 패러디해 란 풍자적 제목의 책을 쓰기도 했다. 역사가 정치인들의 익숙한 수사가 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자신의 행동이나 정책에 역사성을 부여하면 득 되는 게 많다. 엄숙하고 진중하며 사려깊어 보인다. 그래서 속으론 권력게임, 정치공학적 계산에 애면글면, 노심초사하면서도 겉으로는 .. 더보기 [여적]국민, 비국민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이 있다는 의견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격렬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이 ‘국민과 비(非)국민’을 가르는 이분법의 재등장이다. 정운찬 총리는 “애국심이 있다면” 이러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느 나라 국민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종북(從北)적 행태라고 비난하고 “이런 사람들을 국민이라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몇 신문들은 정 총리의 ‘어느 나라 국민인가’ 발언을 제목으로 뽑아 이들의 ‘이적행위’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한 사회 구성원을 국민·비국민, 애국·비애국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적 발상은 기실 낯설지 않다. 지방선거 때 정몽준 한나라당 당시 대표는 천안함 사건에 의문을 제기한 유시민 경기도지사.. 더보기 이전 1 ··· 138 139 140 141 142 143 144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