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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교사 성별과 성적 “중·고 시절의 세 여자 선생님들은 나에게 프로의식을 불어넣어 주셔서 각별히 기억에 남는다. ‘빨강머리 앤’ 10권을 아름답게 번역했던 영어 선생님 신지식, ‘몽테크리스토 백작’ 3권을 다이내믹하게 번역했던 불어 선생님 오증자, 수업 시작 전에 세 학생에게 꼭 1분의 스피치를 시켜서 말하기의 어려움과 함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셨던 국어 선생님 이혜성. 이 선생님들은 당신 일에 몰두하는 선생님으로, 항상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개척하는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건축가 김진애씨는 에세이집 ‘여자 우리는 쿨하다’에서 학창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김씨가 아니더라도 중·고교 때 존경하고 좋아했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엄한 체벌이 있은 후 따로 교무실로 불러 염려해주신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더보기
[여적] 그라스의 고백 고백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도 삶을 뒤흔드는 고백은 남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랑 고백, 죄를 참회하고 신에게 신종(信從)을 약속하는 신앙 고백이다. 그런데 사랑 고백이나 신앙 고백이 아무 때나 되는 게 아니다. 어느 순간에 이른바 ‘큐피드의 화살’이 심장에 꽂혀야 사랑 고백이 이뤄진다. 신앙 고백은 말할 것도 없다. 인생관과 세계관의 격동 없이 신앙 고백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여러 고백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과거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고백이 아닌가 한다. 그것이 사회적 지위와 학식, 덕망을 한 순간에 허물어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경우란 흔치 않은 일이고 따라서 더 돋보이는 법이다. 홍익대 총장을 지낸 이항녕 박사의 .. 더보기
[여적] 쿠바 혁명 1959년 1월1일 잠에서 깨어난 쿠바인들은 바티스타 없는 새해를 맞이했다. …정오 직후 수비대가 항복했고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 나와 올리브색 복장의 수염투성이 남자들을 환영했다. 오후 여섯시쯤 카스트로가 동부의 산티아고를 함락했다. 1월2일 카밀로와 게바라가 각자 부대를 이끌고 300㎞ 떨어진 아바나를 향해 출발했다.(책 ‘체 게바라와 쿠바혁명’에서) 1956년 11월 82명의 게릴라들을 태운 그란마호가 멕시코를 떠나 쿠바로 향한다. 쿠바 상륙전에서 이들은 대부분 정부군의 매복에 걸려 죽거나 체포되고 12명만 살아 남는다. 이들 가운데는 변호사 출신의 젊은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와 그의 동생 라울, 아르헨티나에서 온 낭만적 사회주의자 체 게바라가 끼어 있었다. 이들은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악지대로 숨어 들.. 더보기
[여적] 몽골 몽골 기병의 강력한 힘은 기동력에서 나왔다. 이 출중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몽골군은 적은 병력으로 수적으로 훨씬 우세한 적들을 격파할 수 있었다. 1206년 몽골 씨족 출신의 테무친(鐵木眞)은 맹주로 추대되어 칭기즈칸이라는 칭호를 받고 즉위했다. 그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통하는 동서무역로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공국들의 연합군을 격파하고 크림반도를 침공했다. 1227년 서하(西夏)를 토벌하다 병사하기까지 불과 20년 동안 칭기즈칸이 정복한 영역을 현재의 지도로 따지면 30개국에 이른다고 한다. 몽골에서는 지금 칭기즈칸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가 칭기즈칸이 몽골제국을 세운 지 800주년이기 때문이다. 때가 때인 만큼 여러 기념행사들도 펼쳐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칭기즈칸 시대에 시작된 ‘나담 축제’가 재현됐다.. 더보기
[여적] 신중현 한 가지 일에 일생을 바치고 퇴장하는 뒷모습은 아름다운 법. 이런 평가는 신중현에 대해서도 잘 어울린다. 그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록의 대부, 한국 록의 산 증인, 한국적 록의 완성자…. 신중현 자신은 어떻게 불리기를 원할까. 이 칠순을 바라보는 로커에게 가장 소중한 건 음악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일 것이다. 신중현은 지난 15일 인천 송도에서 자신의 50년 음악인생을 마무리하는 ‘라스트 콘서트’의 첫 무대를 시작했다. ‘50년 외길’은 빈말이 아니다. 17세 때인 1955년 동두천 미8군 쇼단에서 기타를 잡은 것이 시작이었다. 콘서트는 장대비 속에 진행됐다. 마침 첫 곡이 그의 명곡 ‘빗속의 여인’이었다. 우비를 입은 4,000여명의 관객들은 가수의 열창에 열광했다. ‘커피 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