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제로 톨러런스 ‘톨레랑스(관용)’란 말이 있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이 말은 16세기 종교개혁 시기에 프랑스에서 ‘자기와 다른 종교·종파·신앙을 가진 사람을 용인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역설적으로 톨레랑스는 ‘앵 톨레랑스(불관용)’에 대한 단호한 앵 톨레랑스를 전제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되 극단적 앵 톨레랑스까지 관용할 수는 없다. 즉 톨레랑스해야 할 것들을 톨레랑스하지 않는다면, 톨레랑스는 그 앵 톨레랑스와 싸워야 한다. 톨레랑스를 지키기 위해 앵 톨레랑스는 필수적이다.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하지만, 누군가 당신의 말할 자유를 탄압한다면 당신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라는 볼테르의 선언은 투철한 톨레랑스와 앵 톨레랑스의 정신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앵 톨레랑스 개념은 미국에서 .. 더보기 [여적] 장벽 평소 ‘소통(疏通)’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이창동 감독은 문화부 장관 재직 때 문화를 ‘소통의 방식’으로 정의하고 자신이 할 일은 “집단과 집단, 세대와 세대 간의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퇴임 후 감독으로 돌아온 이유를 “영화가 소통의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소통론자였다. 오늘날 인류의 소통은 광속도다. 그 발달 속도도 너무 빨라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10∼20년 전이 아니라 불과 1∼2년 전의 소통 수단과 방식도 어느새 구닥다리가 돼 버린다. 빠른 소통을 매우 중시하는 세계화 시대에는 온갖 유·무형의 장벽들이 급속도로 허물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장벽들이 허물어지는 대신 다른 두터운 장벽들이 들어서는 기현상도 빚어진다. 1989년 11월 9일 동서 냉전의.. 더보기 [여적] 홍위병 40년 전인 1966년 5월16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5·16 통지’를 채택했다. 반혁명 수정주의를 몰아내자는 문화대혁명이 불붙은 것이다. 이튿날 인민일보에는 마오쩌둥의 선언이 실렸다. “홍위병에게 명하노니, 곳곳에 숨어 있는 적들을 찾아내 차단하라!” ‘숨어 있는 적’이란 ‘자본가들과 그의 개들’을 뜻했다. 중국은 지난 81년 10년 동안 지속된 문화대혁명을 ‘극좌적 오류’였다고 공식 평가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을 파멸시키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가져다 준 문혁은 여전히 중국인들에게 아픈 기억이다. 전국적으로 1천1백만명에 달한 홍위병에 몸담았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홍위병-잘못 태어난 마오쩌둥의 아이들’은 열두살에 홍위병에 가담한 ‘홍위병 세대’의 자전적 기록이다. 지금은 미국 대학 교수가.. 더보기 [여적] 노작가의 애국심 “위대한 작가는 그의 나라에서는 제2의 정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권도 별볼일 없는 작가라면 몰라도 위대한 작가를 좋아한 적이 없다.” 옛 소련의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87)이 한 말이다. 자신의 말대로 솔제니친은 1962년 수용소 생활을 진솔하게 묘사한 단편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필명을 얻었지만 동시에 당국의 눈 밖에 나게 된다. 이 작품에는 스탈린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감옥과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보내야 했던 8년의 경험이 녹아 있었다. 73년 파리에서 대표작 ‘수용소 군도’ 제1부가 출간됐으나 반역죄로 몰린 그는 이듬해 마침내 강제 추방되고 만다. 소련이 무너진 뒤 94년 러시아로 돌아온 솔제니친은 때로 옛 소련의 부패와 가난을 비판했지만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며 조용히 지내왔다.. 더보기 [여적] 도쿄재판 60주년 도쿄재판이 60주년을 맞았다. 1946년 5월3일 제2차 세계대전 중 극동지역의 전범들을 단죄하기 위한 재판이 개정한 것이다. 앞서 독일 나치 전범들에 대한 뉘른베르크 재판은 1945년 11월10일 시작돼 11개월 만에 종결되었다. 도쿄재판에서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28명이 ‘평화에 관한 범죄’를 저지른 자, 즉 A급 전범으로 기소됐다. 재판 결과 A급 전범 피고인 25명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중 도조 등 7명이 48년 12월23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도쿄재판 60주년을 맞은 일본은 2개의 모습을 드러낸다. 정치권에서는 이 재판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는 움직임이 낯익은 것이 되었다. 지난 2월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도쿄재판과 A.. 더보기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50 다음